사장의 비밀 - 당신이 살아남기 위해 알아야 할
최진택 지음 / P당(피당)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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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현재 첫출산을 기다리고 있는, 설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전업주부이다. 이전에 하던 일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었기에 사장, 상사와의 갈등은 거의 없었다. 다른 직장에서 빚어지는 상사와의 갈등에 비하면 원장이나 교장, 교감과 부딪힐 일은 별로 없었으니까.
   사장이나 상사와의 갈등을 많이 경험하지 못했지만, 이 책에 손이 갈 만한 이유는 충분했다. 아주 가끔이긴 해도 남편이 사장에 대해 불만섞인 목소리를 내는 걸 들은 적이 있으며, 그런 남편 또한 자기사업하기를 소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받은 그날로 다 읽어버렸다.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빠른 시간 안에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직장인들에 비해 시간을 상당히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전업주부이기 때문이겠지만, 그보다도 저자 자신과 유명기업인들의 경험담, 고사성어 등 쉽고 재미있는 예를 다양하게 제시하여 이야기를 편안하게 풀어낸 저자 덕분일 테다. 

   <사장의 비밀>은 각 챕터가 끝날 때마다 해당 챕터의 내용과 관련한 팁을 수록하고 있는데, 챕터의 수가 만만찮은 걸 보면 저자가 꽤나 오랜기간 동안 이 책을 위해 노력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저자가 사원이었을 때나 사업을 준비하면서 겪었던 일화 외에 사장으로서 경험한 일들을 많이 수록하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쉬웠다. 물론, 저자가 현재에도 사장의 자리에 계시고 사업을 시작한 지 몇년 되지 않아 이 책에서 모든 걸 다 내보일 수는 없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 책은 회사생활을 잘할 수 있거나 사장의 눈에 들 수 있는 매뉴얼들을 제시하는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그런 류의 책들을 좋아하지도 않고. 그보다는 사원들이 회사생활을 하며 불합리하다고 느꼈던 사장들을 좀 이해해 달라는 애교섞인(?) 호소랄까. 우리 사장이 나의 능력을 알아주면 좋겠고, 내가 일하는 만큼 충분한 월급을 쥐어주면 좋겠고, 사장의 위치에서 합리적인 판단만을 내려주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사원과 사장이 생각하는 '능력'의 기준이 다를 때도 있고, 사원 눈에는 회사가 상당한 흑자를 내는 것 같아도 사장은 새로운 사업에 투자해야 하기에 돈에 쪼들리며, 때때로 이성이 아닌 운에 의지하게 되는... 그래, 사장도 사람이다! 

   앞에서 말했듯 현재 사원이며 장차 사장이 되길 원하는 남편을 생각하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 보니 사업을 하시던 아빠와 몇몇 친척 어르신들 생각이 났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아빠는 퇴근 후에도 서재에 들어가셔서는 한참 동안 책상 앞에 앉아 담배를 피우시곤 했다. 담배 연기 자욱했던 그 방과 왠지 쓸쓸해 보이던 아빠의 뒷모습이 아직도 생생히 떠오른다. 사업도 잘 되는 편이었는데 무슨 고민이 그리도 많으셔서 딸자식들과 놀아주지도 않으시는 건 지 어린 마음에 투덜거렸었다. 아빠 뿐만이 아니었다. 즐거운 명절날에도 굳은 얼굴을 하고 나타나시는 친척 분들.. 왜 하하하 크게 웃지 못하시고 잔뜩 굳은 표정을 하고 계신 건지 명절만 되면 의아했다.

 

  이 책을 통해 사장의 입장을 엿보고나니 아빠와 친척분들의 그 굳은 표정과 고뇌하던 뒷모습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뭐, 가족들이니까 이렇게 이해할 수 있겠지만, 내가 다니는 회사의 사장이나 상사도 이해할 수 있을까?

  가족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도 어려운데, '나보다는 낫겠지'하며 기대게 되는 사장, 상사를 이해하는 건 얼마나 어렵겠는가.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입장을 한번 들여다보고 아주 조금이나마 그들을 이해할 수 있다면.. 좀 더 편안한(비록 몸은 계속 고될지라도!) 직장생활을 할 수는 있을 게다. 단박에 사장이나 상사 눈에 들 수는 없겠지만, 그들에게 불만을 갖고 툴툴거리는 횟수는 줄일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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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대화법
신의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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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아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먼저 부모-자녀 관계에 있어서 부모들이 가질 만한 편견 ─예를 들면, '내가 아이에게 하는 말은 잔소리라기보다 다 자식을 위해 하는 말이니 자식은 내 말을 무조건 들어야 한다'같은 ─을 제시하고 그것들부터 깨뜨리기를 권하고 있다.
   후에는 자녀와의 관계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자녀보다는 부모에게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이에게 할 만큼 다 하고 있는데 대체 뭐가 문제냐 생각하는 부모, 바로 그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자녀들을 판단하기 전에 부모 자신의 모습을 먼저 살펴보아야 하며, 자신이 부모에게서 받은 대로 자녀에게 대하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기에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라는 말도 해주고 있다.

   이렇게 부모 스스로가 문제점을 인식하게 되면, 이제 고쳐야 하지 않겠는가.

   저자는 3장에서부터 자녀와의 원만한 대화를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 뻔한 이야기같지만 막상 실생활에서는 지키기 어려운 '대화의 기술'을 제시하였고 0세부터 사춘기까지 연령별 대화법도 덧붙였다.
   가정에서는 두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직장에서는 여러 부모-자녀들을 상담하는 소아정신과 전문의로서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며 현명한 부모가 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아무리 많은 사례를 든다 한들 아이들의 기질과 성격이 제각각이기에─한배에서 난 쌍둥이도 성격이 다른데!─ 이 책의 이야기들을 그대로 내 자녀에게 적용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함은 자녀를 잘 변화시키자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는 것. 수십년 살아온 자신의 모습을 바꾼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작업이지만 자녀를 변화시키려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 여러 사례들과 저자의 친절한 설명, 팁을 보면서 부모로서의 내 모습을 한번이라도 돌아볼 수 있다면 책을 제대로 읽은 것 아닐까 ^^ 

   아직 뱃속의 아가를 만나려면 백여일이 남았고, 그 아이가 말문을 떼려면 더한 시간을 기다려야겠지만 '준비된 부모'가 되길 소망하며 읽었던 책이다. 여러 사례를 들어가며 읽기 쉽게 쓴 책이기에 빠른 속도로 책장을 넘길 수 있었고, 앞으로 경험할 부모의 입장에서 많은 생각거리를 받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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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내가 있었네 (양장) - 故 김영갑 선생 2주기 추모 특별 애장판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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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고인이 돼버린 김영갑 작가는 82년부터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며 사진을 찍었다. '제주도에 홀린' 작가는 85년부터는 아예 제주도에 정착하여, 제주도 곳곳의 사진을 찍기에 이른다. 빨갱이라는 오해에 주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사회의 괴롭힘(?)도 당하고, 거센 태풍에 아끼는 필름(끼니까지 거르며 돈을 아껴 구입하는 필름이건만!)과 사진이 못 쓸 지경에 이르는 등 자연으로부터 까닭 모를 벌을 받기도 한 김영갑 작가...
   어느 날부터 셔터를 누르는 손이 떨리며 자신의 몸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할 지경에 이르며, '루게릭병' 판정을 받게 된다. 육신에 병을 얻어 고통의 순간을 보내기도 했겠지만, 역설적으로 삶의 여유를 얻게 된 그.
   그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폐교를 고쳐 자신의 작품들을 전시하는 등 사진에 대해, 제주도에 대해, 그리고 삶에 대해 뜨거운 애정과 열정을 보여주었다. 

   처음 이 책을 손에 넣었을 때, 글을 읽기 전 먼저 훌훌 책장을 넘기며 사진만 봤었다. (이 책은 '글'과 '사진'으로써 작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진을 보며 왠지 모를 쓸쓸함?을 느꼈었다. 풍경만 잔뜩 담아놓았지, 사람은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았기에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인물 사진을 좋아하는 편이라...
   조금은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다시 책의 첫장으로 돌아가 작가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기 시작했다. 글을 통해 그의 삶을 조금씩 읽어가면서, 사진에 담긴 풍경들을 다시 보고 있노라니... 아, 말로 표현할 수도 없다. 이 책에 실린 김영갑 작가의 사진에 인물이 담겨 있지는 않지만, 그가 자연과 충분한 대화(그 어떤 사람과도 주고 받을 수 없는 이야기)를 나누었음이 느껴졌다. 아주 뜨겁게.

   그의 짧지만 뜨겁고도 평온했던 삶을 책 한권으로 쉽게 이해하려 하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도 들었으나, 다행스럽게도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보다는 고마운 마음이 앞선다. 

   故 김영갑 작가의 말을 인용하며 이 조잡한 글을 마친다.
  "하나에 몰입해 있는 동안은 오늘도 어제처럼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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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귀 맞은 영혼 - 마음의 상처에서 벗어나는 방법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장현숙 옮김 / 궁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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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귀 맞은 영혼>마음 상함이라는 주제에 대해 게슈탈트 심리학에 기초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게슈탈트 심리학은 대부분의 마음 상함은 과거에 해결되지 않은 욕구나 감정, 상처 등에 의해 형성되는 것으로 본다. 이러한 마음 상함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이며 가까운 사람으로 인해서, 나 자신에 의해서, 사소한 일에 의해서도 경험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마음 상함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 것일까?

   다른 사람의 자극, 외부의 자극에 대해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면 마음 상함이라는 것도 피해갈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확고히 형성되어 있어야 하며, 그 결과 외부에서 자극을 받게 되어도 그 자극을 나름대로 의미화하여 하나의 과제로 인식하며 그것에 에너지를 쏟아 붓게 된다. 에너지를 쏟아 붓고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성취감을 느끼게 되지만, 이것이 그다지 쉽지는 않다. 여러 요인들─ 투사, 거부, 비판, 내사 등 ─로 인해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게 되고, 그 실패로 인해 자존감은 조금씩 망가지기 때문이다

    마음 상함을 입으면 수치심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 수치심의 강도도 자존감의 안정성과 개별적 학습 과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가정에서 면박을 많이 받으며 자라거나 상대방에 대한 존경보다 평가와 간섭이 주로 행해지는 사회에서 자란 사람들은 수치심을 느껴 마음을 다치는 속도가 다른 사람보다 빠르다. 또한 수치심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죄책감, 죄의식으로 연결 될 수도 있다. 수치심을 극복하려면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또, 상한 마음은 때로 분노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 분노가 또 다시 마음을 상하게 한다. 자신이 괴롭고 힘들었던 만큼 상대에게 그 고통을 돌려주려 하는, 소위 복수를 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내부가 아닌 외부를 향해 몸을 돌리면서 자신이 더 강해지고 영향력이 더 커졌다고 느끼면서 자신이 경험한 공격성을 상대방에게 되돌려주게 된다.

  수치와 분노 외에 고통도 마음 상함의 한 부분이다. 고통은 보통 외부로 드러나지 않고 감추어져 있는데, 이 고통은 분노를 내면에서부터 키워간다. 그리고 이 분노는 외부로 표출될 수도 있지만, 내면으로 방향을 틀어 스스로를 처벌하는 자해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상 마음 상함의 모습들과 요인들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여러 가지 만남과 관계들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며 서로에게 의존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배우자간의 관계, 직장에서의 관계, 교우 관계 등 살아가면서 맺는 여러 관계에서도 상처를 주고 받게 된다. 이제는 이러한 여러 관계들 가운데 일어날 수 있는 마음 상함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배우자 간 관계에서는 정서적으로 거부 당하는 느낌, 혹은 육체적, 성적으로 가까워지려는 소원이 거부 당했을 때에 크게 마음을 다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은밀한 주제이면서 수치심과 죄책감으로 물들기 쉬운 주제이기 때문에 마음을 다치는 정도도 클 수가 있다. 

   상담의 관계에서도 마음이 상할 수 있다. 내담자는 스스로가 상담을 받아야 하는 상황 자체에 대해서 이미 마음이 상할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작은 일에도 상처를 받고 예민해질 수가 있다. 상담 관계에서 내담자가 크게 상처를 받은 경우 상담 치료를 중지해야 할 때도 있다고 하니 사람의 마음을 알고 돕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직장에서 역시 마음 상함을 경험할 수 있다. 자신에게 맞지 않거나 너무 힘든 과제를 맡았을 때에 의욕과 일의 능률이 저하되고, 상사나 동료들의 비판으로 인해 쉽게 마음을 상할 수 있다. 존중 받지 못한다는 느낌, 배척된다는 느낌, 모함을 당하는 느낌 등은 충분히 우리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우리는 직업에 있어서 존경과 인정, 자존감의 고양을 기대하기 때문에 마음을 다칠 가능성 또한 높은 것이다

   자, 이제 저자가 말하는 마음 상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많은 사람들은 마음을 다쳤다는 사실과 그 아픔을 처음에는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마음을 상하게 한 사람과 상한 사람 모두 서로를 원망하고 거부감에 차서 대하게 된다. 우리는 마음을 다치거나 상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나약한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을 털어놓는다는 것은 강하다는 것을 뜻한다. 자신의 욕구와 상처를 털어놓는다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일정의 신뢰를 전제로 한다.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자신의 마음을 많이 열지 않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상담 치료가 바로 내담자에게 이러한 확신을 갖고 마음을 열 기회를 줘야 한다. 내담자가 자신의 속 마음을 털어놓아도 공격 받을 위험이 없다는 확신이 들어야 하며, 상담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고 있다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상담 치료의 가장 기본되는 전제이기도 하다. 상담 치료 관계에서 뿐 아니라, 교우, 배우자, 동료 관계에서도 마음 상함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된다.

   마음 상했음을 고백하는 것 다음으로 마음 상함에서 벗어나는 길은 관계를 끊는 대신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다. 거리를 둔다는 것은 마음이 상한 상황으로부터 내면적 혹은 외형적으로 물러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상황을 다른 각도에서 관찰함, 방금 일어난 일을 이해하려고 노력함, 감정을 적당한 수준으로 축소시킴을 의미한다. 여기에 내면의 자부심을 극복해내고자 하는 결심이 필요하다. 이러한 대응법은 우리에게 일어난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두려움 없이 다시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번째 방법은 자기 고유의 심리적 주제를 인식하는 것이다. 마음 상함에는 어릴적 경험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내사와 불안 등이 되살아 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해당하는 특수한 주제를 잘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신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내사를 바꾸면, 자아가 발전하게 된다. , 내사를 버리거나 바꾸고 나면 우리는 지금까지의 행동 양식에서 벗어나, 다른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일 준비를 갖춘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경험에 도전할 용기를 내고 위험을 감수할 태세를 갖추고 새로운 상황이 닥쳤을 때에 훨씬 유연하게 대처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자존감 확립하기가 네번째 방법이 될 수 있다. 자의식이 강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말과 행동, 자신에 대한 굳은 확신을 갖고 있다. 따라서, 마음이 상하는 일도 상대적으로 적다. 이는 자존감이 불안정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마음이 많이 상한다는 말인데, 자존감이 불안정한 이유로는 열등감, 찬란한 모습과 실제 모습이 조화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열등감은 자기 능력 밖의 일로써 감추고 싶은 부분을 말하며, 찬란한 자기 모습이란 노력하면 이룰 만한 '이상'을 말한다. 또한 실제란 자신의 감정과 욕구와 더불어 정체성을 느낌으로써 자신을 사실적으로 느끼는 것을 말한다. 이 세 가지 영역의 간격이 벌어질수록 각각의 영역은 관계없는 듯 여겨지고 하나의 통합된 자아는 점점 희미해지게 된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 먼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지나치게 높은 기대와 이상을 재고해 보아야 하며 열등감이라는 것에 대해 변화를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열등감을 갖게 된 계기가 됐을 법한 배경을 찾아내 검토하거나 자신의 장점에 관심을 집중적으로 기울이는 것이 바로 열등감을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또한 창조적 표현이란 것이 있는데 자신의 상한 감정과 열등감을 음악이나 그림 혹은 말로 창조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을 표현하는 연습들을 통해 자신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다섯 번째로,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이 지속되면 우리는 자기 연민에 빠질 틈이 없을 것이다. 자기 나름의 마음 상함 속으로 뒷걸음질치지 않고 상대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중에는─ 그와 나의 마음을 이어주는 끈이 끊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신을 신뢰하며 새 힘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상대와 함께 문제를 풀기 위해 보다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다.

다음 방법은 사물을 다르게 보는 것이다. 마음 상함이라는 것은 특정 사건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발생한다. 이런 식의 의미 부여 행위를 줄이기 위해서는 형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추는 것이 좋다. 어떤 사건을 우리의 배경을 통해서 비뚤어진 형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관점을 변경하여 다른 각도에서 관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 변경에는 우리가 이 관점을 끌어들여 내면화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신체적 행동의 중요성을 말하고자 한다. 몸을 움직여 감정을 표현하거나 정리하는 것 등의 행위는 마음 상함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우리의 신체를 움직이면서 우리 자신과 우리의 몸을 다시 느끼기 시작하며 주변 환경을 새롭게 지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몸의 움직이려는 그 의지로 육체적으로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마음 상함은 여러 계기와 여러 배경을 통해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음 상함이라는 현상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나 자신에 대해 솔직해지며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타인들과 주변 환경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노력할 때, 또한 희망을 갖고 느긋해질 때, 우리는 마음 상함에 대해 보다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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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 - 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가장 속물적인 돈 이야기
석영중 지음 / 예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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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키보드로 입력하기도 힘든, 무지하게 긴 이름만 봐도 머리가 '지끈지끈, 맹맹'해 지는,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ㅡ 적어도 나에겐 어렵고 재미없는소설가로 익숙하다 ㅡ 작가 도스토예프스키.
 
  심오하기만 하고 재미는 없는 글을 쓰는 작가라 말하였지만 부끄럽게도 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을 읽어 본 적이 없다. 뭐, '청소년을 위한 논술 시리즈', 이런 류의 책을 통해 그의 소설 '요약본'을 읽어보긴 했어도 소설 전문을 읽은 적은 단한번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스토예프스키'하면, 앞에서 말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허 참.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의 저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이 심오하긴 해도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재미없지는 않다고 말한다. 강단에서 러시아 문학을 가르치는 그는 <백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도박꾼>, <미성년>, <죄와 벌> 등 도스토예프스키의 수많은 소설에 일관되게 흐르는 코드가 '돈'이라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도스토예프스키가 평생 '돈, 돈, 돈'하며 돈에 치여 살았고 그런 그의 삶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묻어난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예로, 보통의 작가라면 '그는 칼을 꺼내들었다.'라고 썼을 것을, 도스토예프스키는 '그는 XXXX원짜리 칼을 꺼내들었다.'라고 썼을 정도라는 것이다, 피식. 

  도스토예프스키가 살던 19세기 러시아에서는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물결이 온나라를 휩쓸고 있었다. 신을 위해, 자신의 사상을 위해 목숨 버리던 사람들과 더불어 돈 때문에 자신과 타인의 목숨을 앗아가는 사람들이 살던 세상.. 이 점에 있어서는 당시 러시아와 현재 대한민국이 별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을 읽다 보면 19세기 러시아와 더불어 내가 살고있는 21세기 대한민국의 모습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작가가 도스토예프스키와 그의 작품에 대해 얼마나 잘 분석했는 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내겐 없다. 전문가께서 어련히 잘 쓰셨겠지마는..   

  이 책을 읽고나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이 읽고 싶어졌으니 이것만 봐도 작가가 성공한 것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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