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양장) - 故 김영갑 선생 2주기 추모 특별 애장판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이제는 고인이 돼버린 김영갑 작가는 82년부터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며 사진을 찍었다. '제주도에 홀린' 작가는 85년부터는 아예 제주도에 정착하여, 제주도 곳곳의 사진을 찍기에 이른다. 빨갱이라는 오해에 주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사회의 괴롭힘(?)도 당하고, 거센 태풍에 아끼는 필름(끼니까지 거르며 돈을 아껴 구입하는 필름이건만!)과 사진이 못 쓸 지경에 이르는 등 자연으로부터 까닭 모를 벌을 받기도 한 김영갑 작가...
어느 날부터 셔터를 누르는 손이 떨리며 자신의 몸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할 지경에 이르며, '루게릭병' 판정을 받게 된다. 육신에 병을 얻어 고통의 순간을 보내기도 했겠지만, 역설적으로 삶의 여유를 얻게 된 그.
그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폐교를 고쳐 자신의 작품들을 전시하는 등 사진에 대해, 제주도에 대해, 그리고 삶에 대해 뜨거운 애정과 열정을 보여주었다.
처음 이 책을 손에 넣었을 때, 글을 읽기 전 먼저 훌훌 책장을 넘기며 사진만 봤었다. (이 책은 '글'과 '사진'으로써 작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진을 보며 왠지 모를 쓸쓸함?을 느꼈었다. 풍경만 잔뜩 담아놓았지, 사람은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았기에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인물 사진을 좋아하는 편이라...
조금은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다시 책의 첫장으로 돌아가 작가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기 시작했다. 글을 통해 그의 삶을 조금씩 읽어가면서, 사진에 담긴 풍경들을 다시 보고 있노라니... 아, 말로 표현할 수도 없다. 이 책에 실린 김영갑 작가의 사진에 인물이 담겨 있지는 않지만, 그가 자연과 충분한 대화(그 어떤 사람과도 주고 받을 수 없는 이야기)를 나누었음이 느껴졌다. 아주 뜨겁게.
그의 짧지만 뜨겁고도 평온했던 삶을 책 한권으로 쉽게 이해하려 하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도 들었으나, 다행스럽게도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보다는 고마운 마음이 앞선다.
故 김영갑 작가의 말을 인용하며 이 조잡한 글을 마친다.
"하나에 몰입해 있는 동안은 오늘도 어제처럼 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