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귀가 배지근해진다‘라는 단어를 자주 썼다. ‘귀가 배지근하다‘라는 말은 제주도 사투리였다.
"할머니, 귀가 배지근해지는 게 무슨 뜻이에요?"
"어떤 말이 아주 귀에 쏘옥 들어온다는 말이야."
"할머니, 어떤 말을 들으면 귀가 배지근해져요?"
난 이 세상이 어떻게 이 세상이 되었는지 궁금해.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해 알고 싶고, 세계 모든 나라 의 언어를 들어보고 싶고, 우리나라 각 도는 어떻 게 각도가 되었고, 거기에 뭐가 있는지 알고 싶 고, 각 도에서 사람들은 뭐 하고 사는지 그 사람들 은 어떤 고통을 겪고 무슨 말을 하고 사는지 알고 싶어. 이런 말 듣고 천국 가면 거기서도 기억할 수 있을까 궁금하고. 내가 이런 말을 들으면 천국의 모습이 바뀔지도 궁금해. 내가 이제 살면 얼마나 더 살겠어. 한 2~3년 남았을까? 내가 지금 듣는 것은 다시는 못 듣겠지. 다시는 이야기도 못 나누 겠지. 그런 걸 생각하면 아주 열성적으로 듣게 돼. 귀가 배지근해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