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가이씨, 일하면서 동경하는 사람 있었어요?""동경?""사내에서가 아니어도, 이 사람처럼 일하고 싶다거나 이런 식으로 되고 싶다거나.""없어. 한 번도 없었어.""나도 없었어요. 이게 우리의 불행이겠죠. 종합직이라는 자리는 마련되어 있었지만 아무도 비전은 갖고 있지 않았어요."-114쪽
분노는 가래나 오줌과 마찬가지여서,당장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상책이었다.-54쪽
"잘은 모르지만 말야, 짊어지지 않아도 될 것을 굳이 짊어질 필요는 없잖아." 고스가씨는 그렇게 이야기하지만, 어떤 것을 짊어지고 어떤 건 짊어지지 않아도 되는지, 짊어져볼 때까지는 모를 것 같았다.-25쪽
룰렛 구슬은 빙빙 돌아가는 원판위를 구르다가 어떤 숫자판 위에 선다.구슬이 그 숫자의 의미를 알리가 없다. 그러다가 원판이 돌면 다시 구르기 시작한다.내가 바로 그 구슬이었다.온갖 감정에 이리저리 휩쓸리며 룰렛 구슬처럼 의미없이 데굴데굴 굴렀다.-74쪽
책읽기란 가장 정신집중이 된 상태에서 현실과 대면하는 것이다. 묘하게도 그것이 언제나 흐리멍텅한 상태로 현실에 뒤섞여 있는 것보다 덜 두렵다.-16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