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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스펜서 존슨 지음, 이영진 옮김 / 진명출판사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은 건 지난 기말고사 시험기간이었다. 꼭 시험기간이면 뭔가 딴짓을 하고 싶어지게 마련. ^^ 그런 마음을 너무 억압하기보다는, 열심히 공부한 뒤에 보상처럼 주라는 심리학 선생님 말이 떠올라 그 선생님이 추천해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읽었다.
아주 얇은 책이다. 그래서 더욱 부담없이 읽었는지도. 하지만, 참 도전과 자극을 주는 책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삶 속에서, 우리는 그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며 살아야 하는지.. 변화에 끌려가는 나약한 삶을 살 것인지, 변화에 끊임없이 적응하고, 오히려 변화를 주도하는 삶을 살 것인지.. 나의 오래된 치즈, 즉 내가 지나치게 집착하고 놓지 못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책을 너무 부풀린 게 아닌가 하는 점이었다.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 치즈그림과 등장하는 한 문장의 요약은, 어떨 때는 군더더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원래 책에서도 그런지, 아니면 우리나라 판만 그런지는 모르겠다.
또 하나는 번역의 문제다. 아무리 요즘 영어단어가 범람해서 영화제목만 봐도-도대체 '왓 라이즈 비니스'를 그대로 적는 건 뭔지. 하긴, <유'브 갓 메일>의 해프닝도 쓴웃음만 나온다- 충분히 번역이 되는데도 그냥 원어대로 적는 예가 많지만, 등장인물의 이름을 영어 그대로 적은 건 솔직히 좀 거슬렸다. 더군다나 그 이름들이 고유명사가 아니라 의성어, 의태어인데도!! 예를 들어 스니프와 스커리 같은 경우는 킁킁이와 날쌘이라던가..뭐 아무튼 굳이 () 안에 설명을 달아도 되지 않을 적절한 국어로 번역하려는 노력이 필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IMF 이후로 변화가 더욱 심해진 사회에서, 변화를 스트레스로만 받아들이거나, 이전과는 다른 삶을 가져올지도 모르는 선택 앞에서 주저할 때, 이 책을 '계속' 읽으며 도전받는 게 좋을 것 같다. 변화는 '계속' 일어나고 있고, 우리는 어쩌면 자꾸 익숙함 속에 안주해버리려 할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