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박사는 누구인가?
이기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상에 대해 자기의 삶을 적용시키거나 투영해보는 것이 아니라, 이론만으로 훈수만 두고 책임지지 않는 전문가, 위정자들을 향한 거침없는 욕설이랄까요? 김 박사는 누구인가?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버트런드 러셀 지음, 최혁순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10월
장바구니담기


성공한 정치인들이 줄줄이 겪게되는 비극은 자신이 대변하는 공동체와 정책에 대한 관심이 점점 자아도취로 대체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는 사람은 찬사를 보낼 만한 사람이 아니며 그럴 마음이 생기지도 않는다. 결국 세상에 대한 유일한 관심이 세상으로부터 찬사를 받는 데 있는 사람은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기 어려운 것 같다.

설사 그가 성공한다 하더라도 완전히 행복해지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본능이 전적으로 자기중심적이지는 않은 데다, 자아도취에 빠진 사람은 죄책감에 지배당하는 사람이 그러하듯 자기 자신을 인위적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시인이 스스로 훌륭한 사냥꾼이란 점을 자랑스러워 했을지는 모르지만 사냥감을 뒤쫓는 활동은 즐겼을 것이다. 어느 정도를 넘어선 허영심은 모든 활동 그 자체가 주는 즐거움을 말살함으로써 불가피하게 피곤함과 지루함으로 이어진다.

허영심은 자신감의 결핍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으며,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자존감을 키워야 한다. 하지만 이런 자존감은 자기중심적이지 않은 관심사로부터 촉발된 활동이 성공을 거둘 때에만 획득할 수 있다.-4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컨설턴트 - 2010년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회사 3부작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영하가 쓴 살인자에 관한 소설류와 오버랩되기도 했다. 가량 `동물의 왕국`을 즐겨본다거나. 김영하는 인간 `개인`에 초점을 많이 둔다면, 임성순은 `구조`에 더 문제의식을 두고 있다. 그래서 공감도 많이 하고 읽고 나면 외롭고 쓸쓸해지는 느낌을 받는 건 `어쩔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컨설턴트 - 2010년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회사 3부작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인공의 직업은 컨설턴트다. 컨설팅의 종목은 '구조조정'이다.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할 사람에 관한 데이터를 주면 그 남자는 그 데이터를 분석하여 시나리오를 만든다. 그리고 해고된다. 해고는 바로 죽음.


이 남자의 직업은 정확히 '킬링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다.

그는 최대한 죽음을 비극적이고도 현실적인 동시에 모두가 만족할만한 합리적인 죽음으로 만든다.

때론 자살로, 사고사로 위장되지만 엄격히 말해 시나리오에 따라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계획적 살인이다. 


그런데 소설에서의 이 컨설팅은 낯설지 않다.

물론 김영하의 살인자에 관련된 소설류나 김언수의 '설계자들'을 떠올려지기도 하지만 소설의 소재가 낯설지 않다기 보다는, 이 말도 안될 것 같은 비현실적인 소재가 현실에는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각기 느끼는 체감도는 다르겠지만.


사람들은 각기 자신의 욕망에 따라 합리적으로 움직이지만, 그 합리성으로 인해 지구 저편 어딘가에서는 수만명을 죽음으로 내모는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그것을 인식하고 있지 못하거나 인식을 한다고 하더라도 변명도 있다.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체념하거나 받아들이거나.


주인공 역시 회사에 대한 궁금증이 많으나 자신의 성과에 대해 넉넉한 반대급부를 제공받으서도, 회사에서 벗어나면 본인 역시 죽음의 시나리오를 통해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할 것이 두려워 결국 회사에서 보낸 대변인의 말처럼 체념하거나 받아들이게 된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에피소드 몇가지를 소개하자면,


주인공에게 의뢰된 펀드 매니저인 갑은 이름만 되면 누구나 아는 외국계 펀드 회사에 다니는데 어느 해 선물시장에 뛰어들어 기록적인 수익을 올리게 된다. 그해 가장 재미를 봤던 것은 옥수수였다. 엘리뇨현상으로 냉해가 일어나면서 옥수수 값이 폭등했고, 그가 사들였던 옥수수의 가격상승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건 가뭄으로 목이 타던 아프리카였다. 게다가 국제기구까지 난민들을 위해 긴급매입하려고 했지만 가격만 더 상승시키는 꼴이 되었다. 그로 인해 그해 옥수수와 달리 선물시장에서 관심을 받지 못했던 커피는 폭락하게 된다.


정말 재밌는 건 갑이 그 옥수수를 파는 마지막 순간까지 실질적으로 옥수수를 가지고 있었던 적도, 본 적도 없었고 심지어는 그 중에 아직 밭에서 싹도 틔우지 않은 옥수수도 있었다.


존재하지도 않는 옥수수를 사들여 본적도 없는 옥수수를 가지고 수확도 안한 채 팔었던 것.

물론 그가 투자했던 돈도 자신의 돈도 아니었다는 점. 자신의 것도 아닌 돈으로 존재하지 않는 옥수수를 사서 막대한 돈을 벌여들었고, 가상 속 갑은 가상의 절차를 밟아 가상의 가상을 거래하고 가상의 현실을 지배하여 현실의 부와 현실의 죽음을 창조해냈다. 


히틀러나 스탈린보다 많은 사람들을 몇 번의 마우스 클릭과 숫자 키 입력으로 깔끔하게 끝장낸 것이다. 이를 두고 '나비효과'라고 한다.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 그들은 결코 흉악한 사람들이 아니다. 흔히 말하는 사이코패스도 아니었으며, 부자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은 돈독 오른 냉혈한도 아니었다. 그들은 모두 유능한 사람들이었고 좋은 이웃이었다.


이 소설의 작가 임성순은 "결국 구조조정에서 살아남는 건 구조 뿐이다. 예외는 없다. 이 안에서 그 누구도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 외 이 책에는 모든 취향이 상품번호로 압축되는 브랜드의 그런 단순함. 브랜드 하나면 그 안의 스토리와 캐릭터는 거세되기 십상인 현실, 컨설팅이란 것도 결국 의뢰인이 가치판단이 들어가 있진 않지만 그렇다고 객관적인 자료라고 볼 수도 없는 데이터를 넘겨주고 책임지지 않기 위해서인 것이란 것. 


어쩌면 우리 같은 평범한 이들도 자기 합리화를 위해 악인의 역할을 기대하는 점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컨설턴트에게 기대고, 우리도 그 킬링 컨설턴트와 다르지 않는 살인 공범자이며, 수많은 '컨설턴트' 를 양산하는데 기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작가는 소설적 재미를 더해 풀어간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국제암살사 또한 흥미로운데 요약된 부분을 발췌하면 이렇다.


-------------------------------------------------------------------------------

첫 번째 암살단이 있었다. 그들은 종교 때문에 생겼고, 결국 종교를 이용했다. 권력을 집중했으며 조직적인 활동을 했다. 천혜의 요새를 지니고 있었으며 전설에 가까운 악명을 자랑했다. 그리고 멸망했다. 그들의 범행은 세상이 다 알았기에 언젠가 책임을 져야 했다.


두 번째 암살단이 있었다. 그들은 돈을 위해 일했고 철저히 비밀을 지켰다. 살인을 분업화했으며 실체를 파악하기 힘들게 위장했다. 집중된 권력도, 지휘자도 없었다. 그러나 멸망했다. 그들조차도 직접적인 살인의 책임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 번째 암살단이 생겨났다. 그들은 살인의 절차를 분업화했으며 의사결정권을 모두에게 나눠줬고 관료제와 복잡한 자본, 다층적인 신분과 구조로 위장했다. 누가 누군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시작됐다. 살인은 계속 됐지만 이제 누구도 암살단의 죄를 물을 수 없다. 모두 공모자며 모두 종범이었고 모두 교사범이었다. 지엽적인 사건에 대해 개인에게 책임을 묻고, 누군가를 비난할 수는 있다. 그래도 암살단 자체에는 아무 상관이 없다. 왜냐면 심지어 구성원들조차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조직이니까. (p.267)

---------------------------------------------------------------------------------


서울시청광장에는 아직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의 천막농성은 진행되고, 밀양에서는 수도권의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평생을 살았던 고향을 떠나야 하는 현실을 지키기 위해 할매들이 싸우고 있다. 


우리의 행복은 어쩌면, 아니 어쩌면이라고 부인하고 싶지만,

피비린내에 겨운 행복이다.


임성순은 이 소설을 통해 그렇게 우리들에게 외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모리][풀디자인] 다이어리,2010 다이어리 / 기억보관함 S - 2010 Note
풀디자인
평점 :
절판


구성이 좋아 편하게 썼던 경험이 있는데 스프링제품이 나왔으면 좋겠음. 종이다떨어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