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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큰 토끼의 고민 상담소 ㅣ 시공주니어 문고 1단계 69
김유 지음, 윤예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9년 7월
평점 :
귀 큰 토끼는 늘 혼자였다. 큰 두 귀 때문에 친구들이 없는 건가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귀 큰 토끼는 이 큰 귀 덕분에 아주 작은 소리도 잘 들을 수 있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능력.
귀 큰 토끼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내고 고민을 들어주는 '고민 상담소' 열었다. 친구들이 많이 찾아와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귀 큰 토끼는 친구들의 고민을 잘 들어주고 고민에 맞는 처방전도 작성한다. 고민을 털어놓고 처방전을 받은 동물 친구들은 귀 큰 토끼에게 보답으로 당근을 놓아둔다.
야옹이, 돼지, 거북이, 고슴도치, 오리 등 고민을 가진 많은 동물 친구들이 귀 큰 토끼의 고민 상담소를 거쳐간다. 그들은 귀 큰 토끼로부터 위안을 얻고 적절한 처방을 받는다. 귀 큰 토끼는 성심성의껏 고민을 가진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많은 동물들이 고민을 가진 채 귀 큰 토끼의 상담소를 찾아온다. 다른 동물들의 고민을 들어줄 때마다 귀 큰 토끼의 귀는 점점 커진다. 고민을 해결한 동물들은 귀 큰 토끼가 먹을 당근을 놓아두고 가버리는데 귀 큰 토끼는 뭔가 아쉬움 마음이 든다.
늘 혼자였던 귀 큰 토끼. 상담소를 통해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싶었던 귀 큰 토끼였다. 분명 많은 동물들이 상담소를 찾아왔고 토끼에게 당근도 주고 갔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귀 큰 토끼는 좀 더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고 본인의 이야기도 하고 싶었지만 고민을 해결한 동물들은 재빨리 상담소를 벗어났다. 많은 고민을 해결했지만 귀 큰 토끼의 외로움을 채워지지 않는다.
동물 친구들의 고민은 잠을 못 들거나, 뚱뚱하다고 놀림을 당하거나, 좀 느리거나, 매사에 불만이 많거나, 스스로를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것들이다. 귀 큰 토끼는 동물들의 고민을 차분히 들어주고 처방전을 적는다.
대단한 내용은 아니지만 각각의 사정에 맞는 처방전을 작성한다. 많은 동물들의 고민을 해결해주었지만 정작 자신의 고민은 해결할 수 없었던 귀 큰 토끼.
귀 큰 토끼의 귀는 점점 커지고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 귀 큰 토끼. 동물들은 이제 귀 큰 토끼를 돕기 위해 상담소를 찾아온다. 그들은 귀 큰 토끼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안아주고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제야 귀 큰 토끼의 귀는 정상으로 돌아온다.
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에 일방적으로 상대에게 맞춰주지만 그러한 관계 맺기는 결국 탈이 날 수밖에 없다.
귀 큰 토끼는 외로움을 함께 나눌 친구가 필요해서 상담소를 열었지만 마음을 주고받는 일은 쉽지가 않은 법이다. 다른 사람의 괴로움과 고민을 돌보느라 스스로를 돌보지 못한 토끼의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사람이 친구를 사귀는 데는 분명한 과정이 하나 있는데, 매번 몇 시간에 걸쳐 이야기를 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영국 작가_레베카 웨스트
영국 작가 레베카 웨스트는 친구를 사귀는 것에서 서로 이야기를 하고, 들어주는 과정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귀 큰 토끼는 들어주는 것은 잘 했지만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과정이 생략되어 있었다. 결국 이는 계속 토끼의 귀가 커지는 부작용을 낳는다. 다행히도 귀 큰 토끼의 도움을 받은 동물들이 토끼에게로 와서 함께 시간을 나누고 친구가 되자 귀는 정상으로 돌아온다.
현실에서 아이들이 흔히 겪을만한(어른들이 보기에 사소할 수 있는) 고민들을 이야기 속 동물 친구들이 함께 나누고 또 쉽게 해결하는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좋은 하는 당근을 함께 먹을 사람이 없어 쓸쓸했던 토끼는 친구들과 당근 케이크를 나누어 먹으며 해피엔딩을 맞는다.
저학년 수준에서 재미있게 읽을 만한 책이다. 그림 색감도 마음에 들고 아기자기한 귀여움이 있다. 가볍게 읽을 만한 내용이지만 동물들과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들에게 충분히 위안이 될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