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21
시오노 나나미 지음, 오정환 옮김 / 한길사 / 199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꼭 하는 이야기가 있다. 마키아벨리가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마음에 든다는 것이다. 그렇다. '인간적'이면 된다. 공무원들이 국가 돈을 약간씩 떼먹는 것도 봐줄 수 있다.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이 고급 룸살롱에 가서 이른바 접대부들과 노는 것도 봐 줘야 한다.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엇이 인간적이라는 말인가? 어떠한 행위를 해서라도 권력을 얻고야 마는 것이 인간적인가? 방법은 어떠하든 간에? 왜 메디치가가 권력을 복귀하는 모습은, 꼭 칠레에서 민주적인아엔데 대통령이 군부에게 쫓겨나는 모습과 똑같은가?

마키아벨리는 권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시오노 나나미에게는 '친구'가 될지언정 결코 민중에게는 친구가 아니다. 바다의 도시 이야기를 읽을 때에는 약소국으로서 강대국을 견제하는 베네치아인의 삶에 매료되었었지만 피렌체인의 삶은 결코 본받고 싶지 않다. 나는 결론을 내렸다. 시오노 나나미는 '본질적으로' 귀족 혹은 부르주아의 편이다. 결코 민중의 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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