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라는 문화공간
유영하 지음 / 아름나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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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한 사진은 2008년 3월 홍콩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와 홍콩 의회가 유명하지요^^)

홍콩은 우리나라 여행자들에게 인기있는 관광지입니다. 그래서 홍콩을 방문하는 한국 사람들도 많고, 홍콩에 관한 책들도 서점에 많이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홍콩을 제대로 이해하고, 진지하게 홍콩의 역사와 문화를 분석한 책은 무척 드문 것 같습니다.

그러던 차에 유영하 교수의 <홍콩이라는 문화공간> 이 책을 만났습니다. 홍콩에서 7년동안 공부도 하시고, 여러가지 경험이 아주 많으신 분 같았습니다. 특히 홍콩을 무조건 예찬하거나, 단순한 쇼핑지로만 여기는 다른 홍콩 관련 책과는 달리, 학문적인 분석을 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홍콩의 겉모습만 보는 것 같았는데, 우리에게도 이런 학자가 있다니요.

저자의 예리한 비판을 들어 보시겠습니다. 

35쪽

홍콩의 텔레비전 공익 광고 중에서 가장 오랜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초고층 아파트의 거주민들에게 창문 난간 부근에 놓인 화분 드의 추락을 조심해 달라는 것이다. 아주 작은 물건이라도 고층에서 낙하할 경우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다는 설명이 함게 나오는 이 광고는 그 피해자가 쇼핑을 위해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당신이 될 수도 있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이렇게 홍콩 야경의 직접적인 배후인 밀집형 초고층 건물은 관광객이나 거주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한강의 야경이 홍콩의 그것보다 더 '아름다운'것이 사실이다.


홍콩의 야경이 유명하다는 것은 많이들 알고 계시지요? 홍콩 관련 책자나 홍콩 여행기, 관광청의 홍보물 모두 홍콩의 야경을 찬양하는 데에 여념이 없지요. 저도 홍콩을 방문하였을 때 아름다운 홍콩의 야경에 흠뻑 빠져 들었습니다. 하지만 홍콩 전문가인 저자는 이 야경마저도 그렇게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라고 직격탄을 날립니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건물과 건물 사이를 지나치게 좁게 만들어 놓아서 건물이 과다하게 밀집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가끔 홍콩의 야경을 보는 관광객 입장에서야 야경이 아름답다고 느끼지만, 실제 이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야경은 고통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지요.

실제로 과도하게 밀집된 건물군은, 사스 같은 전염병이 발병하였을 때 급속도로 퍼져 가는 것을 막는데에 장애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홍콩의 화려하고 향락적인 모습은 결코 긍정적으로만은 볼 수 없는 것이지요.

홍콩에 대하여 이렇게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며 진지한 분석을 한 책을 만나게 되어서 정말 다행인 것 같습니다. 굳이 홍콩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한 지역에 대하여 객관적이고 진지하게 분석을 한 책을 만나는 것은 커다란 기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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