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 천 가지 표정의 도시 살림지식총서 330
유영하 지음 / 살림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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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하 교수의 <홍콩 : 천 가지 표정의 도시>는 홍콩에 관하여 간략하면서도 깊이 있게 지식을 전달하는 책입니다. 저는 유 교수님의 <홍콩이라는 문화공간>이라는 책도 읽어 본 적이 있습니다. <홍콩이라는...> 이 책은 저자의 여러 논문과 기고문을 통하여 학술적으로 홍콩 및 광동성의 문화를 분석합니다. 혹시 기회가 되신다면 그 책도 읽어 보시면 좋겠네요. 그 책과 대조적으로, 살림출판사에서 나온 <홍콩 : 천 가지 표정의 도시>는 학자 특유의 진지한 분위기를 많이 걷어 내고, 보다 쉽고 압축적으로 홍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2008년 3월과 5월, 8월에 홍콩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홍콩에 대하여 많이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홍콩을 여행할 때마다 느끼는 아쉬움이 적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어로 쓰여진 홍콩 안내서 중에 그렇게 내용이 좋지 않은 것이 많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뭐랄까, 홍콩의 겉모습에 대하여는 설명하지만, 홍콩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문화적 배경에 대하여는 잘 모르는 그런 책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홍콩 여행 책이나 인터넷에 올라온 홍콩에 관한 글은 대개 이런 식입니다. "제가 xx 호텔에 가서 애프터 눈 세트를 먹으려고 하는데 분위기나 맛은 좋나요?" "침사추이에서 xx 쇼핑몰을 가려고 하는데 '너입어똥'하고 '굳이' 매장은 지금 할인 중일까요?" 등등. 뭔가 먹고 즐기고 쇼핑하는 데에만 몰두하는 듯한 홍콩에 대한 담론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든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한 유흥을 즐기는 문화가 잘못되었다기 보다, 홍콩을 보다 진지하게 접근한 책이 상대적으로 너무나 적었다는 것이지요.

유영하 교수의 홍콩에 관한 글들은 홍콩에 오랫동안 산 경험과 현지인이 아닌 외국인으로 날카롭고 냉정하게 분석한 홍콩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홍콩의 최근 문제도 계속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홍콩 문제에 관심이 있는 분이시라면 이 분의 글들을 읽어 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아시다시피 홍콩은 아편전쟁으로 영국에 넘겨 졌다가 1997년 중국 대륙에 반환되었습니다. 식민지 시기를 거치고 게다가 2차 대전 때는 일본에 점령 당하기도 했었지요. 그래서 홍콩은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모순을 일으키면서 동시에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는, 지구 상에 보기 드문 문화를 가지고 있는 도시(나라?)입니다. 게다가 중국 반환 이후 중국 대륙 세력에 겉으로는 복속되어 있지만, 분명 중국 대륙과 다른 문화를 가지고 홍콩 특유의 문화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이러한 국제도시로서의 홍콩의 모습을 공부하는 것은 분명 한국인들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콩 전문가이신 유영하 교수의 책을 읽으면서, 홍콩 여행을 준비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아시아의 월드 시티(world city of Asia) 홍콩을 이해하는 것은, 날이 갈수록 국제화와 세계화의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현안이 되고 있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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