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 놀라운 번영을 이끄는 중국의 심장 살림지식총서 329
김윤희 지음 / 살림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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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08년 4월 상하이에 여행을 다녀 온 적이 있습니다. 상하이의 대표적인 건물 진마오다샤도 가보고, 황푸 강변을 산책하기도 했으며, 상하이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인 남경로를 걷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렇게 좋았던 기억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길을 잘못 들어 남루한 차림의 서민들이 가득한 곳을 가기도 하였고(가난한 사람들을 무시해서 하는 말은 아닙니다), 가로등도 하나 없는 이상한 길에서 길을 못찾아 헤매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왜 이렇게 고생을 하며 여행했나 후회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상하이란 곳 자체가 모순이 가득한 곳이란 생각도 해봅니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국제적인 것 같지만, 속에는 빈곤의 문제가 있고 전혀 국제적이지 않은 중국 고유의 모습이 있는 것은 아닌가...질문을 해 보게 되네요.

<상하이 : 놀라운 번영을 이끄는 중국의 심장> 이 책이 만일 제가 상하이 여행을 떠난 2008년 4월 이전에 출간되었다면 정말 좋았었을 텐데요. 상하이 여행하면서 혹은 여행하기 전에 가볍게 읽기 딱 좋은 분량에 필요한 내용만 간추려 놓았기 때문입니다. 겉표지의 화려한 황푸강변의 모습은 사람을 압도합니다. 보정 작업을 거치기는 하였겠지만, 상하이를 찍은 사진 중에서 이렇게 멋있게 나온 사진은 별로 못 본 것 같네요.

저자는 상하이에서의 경험과 자신의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상하이의 독특한 해파(하이파) 문화가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되어 왔는지를 설명합니다. 특히 상하이 사람(상하이런)의 생활을 이야기하면서 부러움과 질시를 동시에 받고 있는 그들의 독특한 위치도 이야기합니다. 제 생각에 상하이런을 바라보는 중국의 다른 도시 사람들의 심정은, 지방 사람들이 서울 사람들을 보며 '서울 깍쟁이'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상하이는 대한민국 사람과도 떼 놓고 생각할 수 없는 곳인데요. 바로 대한민국의 임시정부가 이곳에서 활동하였기 때문입니다. 상하이가 외국 세력에 의하여 점령되면서 오히려 정치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고, 반체제 세력이라 할 수 있는 중국 공산당과 대한민국의 임시정부 세력이 기거할 수 있었다는 것은 상당히 역설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과 같다고 할까요? 퇴폐와 향락으로 대표되던 곳에서 정치가와 사상가들이 자신의 세력을 키워나갔다는 것은 정말 재미있는 역사적 사실인 것 같아요.

살림지식총서에서 이 책 <상하이> 뿐 아니라 <베이징>과 <홍콩>도 출판하였는데, 같이 비교하면서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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