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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자들 - 자유롭고 진실하게 살았던 일곱 사람
야나이하라 다다오 지음, 홍순명 옮김 / 포이에마 / 2019년 4월
평점 :
무교회주의 인물평전, 무교회주의 입문서 <개혁자들>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 일명 가나안 성도가 이슈가 된 이후에 무교회주의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무교회주의는 여전히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 책 <개혁자들>은 무교회주의의 창시자 우치무라 간조의 제자, 야나이하라 다다오가 쓴 <내가 존경하는 인물> 두 권 중 인물 몇명을 추려서 번역한 책입니다. 요컨데, 이 책은 무교회주의 입장에서 본 인물평전입니다.
먼저 책의 저자인 야나이하라 다다오는 제국주의 일본의 식민정책을 비판하다가 도쿄대학에서 사직하게 된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이며 패전 이후에는 일본 학술원 회원이자, 도쿄대 총장까지 지낸 능력있는 학자였습니다. 그의 책을 풀무학교의 홍순명 선생님이 번역했습니다.
저자 야나이하라는 이 책에서 이사야, 예레미야, 바울, 루터, 크롬웰, 링컨, 간조 이상 7명의 간략한 평전을 쓰면서 이들을 왜 존경하는지, 이들이 왜 진실된 사람인지를 설명합니다. 이 책은 1940년대에 발간된 것이기에 시대적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보면에서 야나이하라가 직접 경험한 간조에 관한 서술을 제외하고 다른 인물들은 현재 이미 더 좋은 자료들이 있기에 사실관계에 있어서는 크게 새로울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의 스승인 우치무라 간조를 다룬 부분은 아마도 이 책의 백미일 것입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인물에 관한 사실관계보다는 평가에 기준이 되는 무교회주의의 시각이 더 중요해보입니다. 또 역자이신 홍순명 선생님이 부록으로 야나이히라가 쓴 <무교회주의란 무엇인가>라는 글도 첨부하셨는데 이 글이 무교회주의를 간략하게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교회주의 창시자인 간조는 자신의 생각을 체계화하고자 하지 않았습니다. 간조가 직접 말하는 무교회주의보다는 야나이하라의 이 짧은 글이 무교회주의에 관해서는 체계적으로 더 잘 정리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본질적으로 인물평전인데 저는 그와는 다르게 무교회주의 입문서로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무교회주의는 로컬라이징된 기독교입니다. 저는 무교회주의가 프로테스탄티즘의 모범이라고 생각하고 무교회주의가 한국개신교에 시사할 수 있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신앙인들은 독립적인 신앙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했던 그들의 노력을 통해 신앙적인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무교회주의에는 종교사회학적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아시아의 근대가 서구종교를 토착화하는 면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고, 무교회주의의 창시자 우치무라 간조와 이 <개혁자들>의 저자 야나이하라를 비롯한 일본의 무교회주의자들은 일본 근대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근대성과 종교의 관계, 서구와 구별되는 대안적 근대성을 탐구하기 위해 무교회주의를 조금씩 공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