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지식장과 상징폭력 - 한국 사회과학에 대한 비판적 성찰
김경만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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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크게 1부에서 한국 사회과학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이야기하고, 2부에서는 학자로서의 자기 경험을 서술한다.

김경만 선생은 사회학자로서 한국의 로컬 지식장이 아닌, 글로벌 지식장에 참여하는 학자이다. 즉 그의 학문공간은 한국의 로컬 지식장이 아닌, 글로벌 지식장이고 그가 경쟁하는 학자들은 윗세대에서는 위르겐 하버마스, 피에르 부르디외 같은 학자들이고 현 세대에서는 로익 바캉, 제프리 알렉산더와 같은 학자들이다.

김경만은 책에서 한국사회학에 원로인 김경동, 한완상, 강신표 등을 비판한다. 또 중견학자라고 할 수 있는 조한혜정, 강정인 등의 학자들도 비판한다. 나는 이 비판에 동의한다. (비판에 대한 세부내용을 그리 중요한 것 같지 않고, 다만 그중에 한국적 사회(과)학이라고 이야기되었던 유교전통과 사회과학의 콜라보레이션이라든지 탈식민담론등, 민중사회학 같은 전통들에 대한 입장은 아직 보류하고 싶다.) 김경만은 이런 논지를 이어나가면서 결국 '한국적 사회학' 내지는 탈식민담론에 대해 일축한다. 위르겐 하버마스와 피에르 부르디외의 사회이론은 사회이론일 뿐이지, 독일의 사회이론이라든가, 프랑스의 사회이론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김경만은 한국적 사회학과 로컬 지식장이 아닌 글로벌 지식장에 나가 상징자본을 가지고 싸우자고 주장한다. (김경만의 주장을 이해하려면 피에르 부르디외의 장 이론에 대한 선이해가 있는 것이 좋다고 본다.) 한국적 사회학이 아닌 글로벌 지식장에서 학문적 경쟁을 통해 피에르 부르디외, 위르겐 하버마스와 같은 상징자본을 축적한 학자가 되고 한국적 사회학이 아닌 글로벌 사회학을 추구함으로써 한국 사회학의 세계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김경만 선생의 이러한 작업들은 꽤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어놓고 있다. 김경만 선생은 '담론과 해방'이라는 저서를 통해 피에르 부르디외, 위르겐 하버마스 등의 비판이론을 정교하게 읽어내고 이 이론가들의 이론을 정교하게 독해해냄으로써 이들을 치밀하게 비판해내며 자신의 이론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 책은 현재 미국의 몇몇 주요대학의 교재로 쓰이고 있다고도 한다. 또 김경만의 주장에 관심을 갖게된 신기능주의이론으로 저명한 사회학자 제프리 알렉산더와도 작년 새로운 작업을 했다고 알고 있다.

cf. 담론과 해방은 아직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다. 김경만 선생은 글로벌 지식장과 상징폭력에서 피에르 부르디외의 수제자인 로익 바캉과의 언쟁을 싣고 그 언쟁을 모더니스트와 포스트모더니스트의 논쟁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김경만 선생은 사회변동에 대해 포스트모더니즘의 맥락을 가진 것 같다. 리처드 로티를 강조하는 측면도 그렇고. (이 부분은 아직 확실치 않고 조심스럽다.)

김경만이 한국 사회학에 내어놓은 해법은 사회학의 한국화, 한국적 사회학이 아닌 글로벌 지식장에서의 사회학이고 이를 통해 한국 사회학이 세계사회학의 장에서 인정을 받고 그를 통해 한국 사회학의 식민성을 극복하자는 처방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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