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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이야기
박건웅 지음 / 우리나비 / 2016년 10월
평점 :
독립운동가의 육아일기, <제시 이야기>
책을 읽지 않을 이유는 많습니다. 귀찮아서, 비싸서, 시간이 없어서, 어려워서 등등. 하지만 그만큼이나 책을 읽어야 할 이유도 많습니다. 책을 읽을 여러 이유 중에 몇주년 기념 독서도 좋은 이유죠. 예를 들어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이었고, 2018년은 맑스(Karl Marx) 탄생 100주년이었고, 올해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그래픽 노블 전문서점 가까운 책방 @nearbook 에서 구매한 <제시 이야기>입니다. 제시 이야기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요간부로 활동했던 양우조, 최선화 부부의 딸 제시의 육아일기를 토대로 역사적 고증을 거쳐 탄생한 그래픽 노블입니다(원본은 '제시의 일기'라는 이름으로 출판되었습니다). 제시의 아버지인 독립운동가 양우조 선생님은 당시 미국 MIT공대에서 공부했을 정도로 수재이기도 했고, 큰 돈을 번 사업가이기도 했지만 조선인을 위해 귀국해 사업을 하고, 독립운동까지 투신하신 분입니다.
이 책은 육아일기이지만 당시 중일전쟁 때문에 피난다니던 임시정부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식민지배된 조국과, 언제 죽을지 모르는 불안, 이역만리 땅에서의 향수와 애환, 끊이지 않는 일제의 공습과 공포, 그 속에서 태어난 제시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식이 그런 환경에서 자라는 모습을 보는 부모의 마음은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그리고 그 환경에서도 타협하지 않고 살아가던 독립운동가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여러부분 의미있는 장면이 있었지만 조소앙 선생의 아버지가 자살하는 장면이 기억납니다. 독립운동가들도 사람이었구나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만큼 생생하고 날 것 그대로를 담고 있는 책이 바로 <제시 이야기>입니다.
희망하지 못할 상황에서 무언가를 희망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였을지, 제시라는 생동하는 생명이 그 희망은 아니었을지 생각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