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기다려지는 날..

하얀 하루 ㅣ 그림책이 참 좋아 53
김기정 지음, 문종훈 그림 / 책읽는곰 / 2018년 12월

 사는 곳이 눈이 잘 내리는 곳이 아니라 이 책의 반짝이는 눈 표지는 보는 순간 '아, 눈이 내리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눈이 오든 안오든 겨울은 어른이나 아이나 아침에 눈을 떠 활기차하게 하루를 시작하기 힘든 계절이다. 책 속 주인공 도톨도 추운 겨울 날 걸어서 학교에 갈 생각을 하니 썩 내키지 않는다. 그래도 학교로 출발하며 문을 활짝 열었는데, 새 하얀 세상이 펼쳐져 있다. 하얀 눈들을 보기만 힘들어 도톨이가 작은 눈덩이를 만들어 굴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굴리기 시작한 눈덩이는 친구들을 한 명씩 만나면서 점점 커지다 학교에 도착할 무렵에는 엄청나게 커져있다. 여러 사건들을 거치면서 말이다. 그리고 학교에 도착하는 눈덩이를 보는 어른들의 모습이 그림으로 너무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다. 이 동화의 작가님의 글을 보면 '어느덧 대학생이 된 큰 아들의 어릴 적 이야기입니다.'라고 되어있다. 초등학생 때의 아들의 이야기를 잊지 않고 이야기를 만들었던 사실에 가슴이 더욱 따뜻해 진다. 거기에 보너스 책 뒷 표지의 QR코드로 배경음악에 들으며 책을 다시 읽으니 더욱 좋다. 겨울이 따뜻함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할 수 있어!

소피는 할 수 있어, 진짜진짜 할 수 있어 - 소피의 감정 수업 3 ㅣ 작은 곰자리 39
몰리 뱅 지음, 최나야 옮김 / 책읽는곰 / 2018년 11월

 소중하지 않는 아이는 없다. 그래서 모든 부모가 자신의 자녀에게 최선을 다하며 내 아이가 상처받지 않고 힘든 일 없이 건강하게 자라길 바란다. 그 마음이 나쁘것은 아니다. 당연하다. 하지만 그 방법이 잘못 되었을 때가 많다. 특히 아이 스스로 해 낼수 있는 것들도 시간을 주어 지켜보지 않는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을 못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요즘 아이들에게 '안 해', '못 해', '하기 싫어'라는 쉽게 들을 수 있다. 도전도 해 보지 않고 다소 힘드니 그 힘듦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소피도 언니의 놀림으로 자기는 아무것도 못한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똑똑한 어린이하고는 자기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생님은 소피같이 생각하는 친구에게 몸의 근육을 예시로 들면서 뇌도 충분히 튼튼하게 만들수 있다고 격려한다. 그리고 '아직'이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아이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소피의 선생님을 보면서 어른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난 충분한 시간을 주었는가? 많은 격려를 주었는가? 수준에 맞는 도전과제를 주었는가? 자신감이 저절로 길려지는 아이는 없다. 그 몫은 어른의 것이다. 부모와 교사, 아이들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아름다운 철새들

철새, 생명의 날갯짓 - 2019 학교도서관저널 추천, 2019 아침독서신문 선정, 2018 학교도서관저널 추천 ㅣ 바람그림책 70
스즈키 마모루 지음, 김황 옮김, 황보연 감수 / 천개의바람 / 2018년 10월

책 표지에 눈에 간다. 사진은 아니지만 한 번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그림이다. 표지 뒷면을 보면 ' 책은 전문가의 감수를 받아 우리나라 철새에 맞는 생태 정보를 담았습니다'라고 안내가 되어있다. 그냥 수입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지나가는 철새의 생태정보를 담았다니 더욱 신뢰가 간다.

첫 소개되는 철새는 봄이 되면 날라오는 제비이다. 어릴적에는 쉽게 볼 수 있는 철새였는데 요즘은 참 보기 힘들다. 그 제비가 처마 밑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새끼를 키워 새끼가 날 수 있게 되면 다시 남쪽 나라로 돌아가는 과정을 한 눈에 보여준다. 그리고 '철새'와 '나그네새'의 다른 점도 알려준다.

이 책에는 정말 다양한 철새들이 나온다. 멀매, 왕새매, 검은댕기해오라기, 노랑때까치 등 철새들의 대한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이 점이 너무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사진이 아니라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들이 책에 더 집중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책은 들의 이름과 이동하는 경로, 방문하는 계절이 자세히 나와 있어서 각각의 철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세계지리에 대해서도 아이들이 쉽게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마지막에 보면 작가는 철새가 조류 인플루엔자 때문에 병을 옮기는 나쁜 동물이라 비난받는 것이 슬프다고 한다. 그저 철새들은 옛날부터 해 오던 방식대로 자신의 생을 이어가는 것 뿐이데 말이다. 그래서 작가는 철새를 더 사랑하고 보호하자고 이 책에서 말한다. 우리가 그들이 사는 환경을 뺏지 말고 더 지켜줘야 한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한 번 더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퇴근하기 정말 힘든 아빠

아빠의 이상한 퇴근길 ㅣ 그림책이 참 좋아 52
김영진 글.그림 / 책읽는곰 / 2018년 9월

 지원이 병관이 시리즈의 김영진 작가님의 신간이다. 작가님의 이름만 봐도 믿음이 간다.

 표지를 보면 정신 없이 뛰는 아빠와 그 뒤로 입을 벌리고 따라오는 티라노사우라스라니.. 퇴근하는 아빠에게 정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 것 같다. 그 일이 어떤 일들일까?

 항상 퇴근이 늦는 아빠를 기다리던 두 딸들에게 미안한 아빠는 오늘은 일찍 퇴근하겠다는 약속을 한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점심시간도 줄여가면서 열심히 일은 하지만..결국 아빠의 퇴근길은 이상한 일이 계속 생기면서 늦어진다. 그래서 늦어진 이유를 두 딸들에게 설명한다. 회사원인 아빠가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하며 보내는지, 아빠의 정상적인 퇴근을 방해하는 사람들과 어쩔 수 없는 상황때문에 늦는 아빠의 마음이 보여 마음이 안쓰럽다. 여기에 티라노사우르스도 등장하며 아빠의 이상한 퇴근길은 절정을 맞게 된다. 드디어 도착한 집, 아빠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딸들은 잠이 들고, 그 옆에서 아빠는 잠이 든다. 마지막 페이지는 다음 날 놀이동산에 가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아빠의 이상한 퇴근길을 보면 아빠의 회사생활을 내가 겪는 것 처럼 느껴진다. 그 이유가 회사생활과 관련된 등장인물의 성격이 잘 드러나게 나게 동물 캐릭터를 활용하여 배치하였기 때문인 것 같다. 또 퇴근이 늦어지는 아빠와 그 아빠를 기다리는 딸들의 모습을 잘 표현되고 있어 재미와 감동이 다 있다. 딸들과의 퇴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우리의 아빠는 오늘도 달린다.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다다다 다른 별 학교 - 2021 경기도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 2019 책날개 선정, 2019 학교도서관저널 추천 ㅣ 바람그림책 69
윤진현 지음 / 천개의바람 / 2018년 8월

사람은 모두 다르다. 똑같을 수가 없다. 쌍둥이들도 성격은 다르지 않는가? 어른들도 우리 모두는 다르니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것이 어려운데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오죽할까? 아이들에게 친구들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 나누기에 참 좋은 동화책이다.

 서로 다른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순간, 바로 새학기가 아닐까? 새학기 첫 날 선생님과 아이들이 서로 만난다. 서로의 개성이 확 들어나는 첫 만남! 각 별의 특징들을 가진 아이들이 만나고 부딪친다. 그 과정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다름을 이해하고 껴안으면서, 서로 존중해야 함을 알게 된다.

 너는 어는 별에서 왔니?

과연 아이들은 어떻게 대답할까? 의외로 아이들은 솔직하게 대답할 것 같다. 아이의 대답 속에 자기의 모습이 어떻게 비치는지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와 친구가 다르다 해서 그 친구가 나쁜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를 뿐이라는 것을 이야기 나눌 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