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참을 수 없이 궁금한 마음의 미스터리
말콤 글래드웰 지음, 김태훈 옮김 / 김영사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 소개




  말콤 글래드웰은 <The New Yorker>지의 저널리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고, 2008년 <The Wall street journal>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 10인'에 선정된 '독보적인 경영저술가' 이다. 저널리스트라는 특수성을 가진 그는, 과거의 한 사건과 현재 우리 주위에서 발생하는 현상 그 두 개체에서 하나의 통찰력을 표출해내는 능력이 어느 누구보다도 뛰어나다.




p.9 말콤 글래드웰이 아이디어를 찾는 비결

  아이디어를 찾는 비결은 모든 사람과 사물에는 그들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 '비결'이라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믿음을 갖기란 매우 어렵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세상, 사물, 사람, 일이 흥미롭지 않다고 가정한다. 그래서 텔레비전 채널을 10번이나 바꾸다가 11번째에 겨우 멈춘다. 서점에 가면 12권의 소설책을 뒤적인 후에야 겨우 1권을 고른다. 우리는 걸러내고 순위를 매기고 판정한다. 사실 이것은 당연한 행동이다.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글을 쓰려면 이러한 본능과 매일 싸워야 한다. 가령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샴푸가 흥미롭지 않다고? 그렇지 않아. 틀림없이 흥미로운 구석이 있을거야. 설령 그렇지 않다해도 다른 소재로 이끌어줄 거야.'

  아이디어를 찾는 또 다른 비결은 사회적 권력과 흥미로운 지식의 양이 비례할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는 데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사람 중에서 힘 있고 유명한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내가 마이너 천재들에게 관심을 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야깃거리를 찾아 꼭대기에서 헤맬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중간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실제로 세상은 중간에 있는 사람들이 움직인다. (중략) 꼭대기에 있는 사람은 지켜야 할 위치와 특권이 있기 때문에 자의식이 강하다. 그 자의식은 '흥미로움'의 적이다.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What the dog saw)




  책의 제목은 개 심리학자인 '시저 밀란'의 이야기에서 따왔다.

'손만 대면 광폭한 개를 온순하게 만드는 시저 밀란이 개의 심리를 완벽히 읽어내는 동안, 그 개의 머릿속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라는 의문이 이 책의 집필 계기가 되었다. 궁극적으로는 타인의 마음에 들어가 보고자 하는 인간 본연의 근본적인 충동과 그에 대한 다채로운 해답을 제시하는 이야기들의 모음집으로 탄생하였다.




내용 소개




  책의 구성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1부 외골수, 선구자, 그리고 다른 마이너 천재들

2부 이론과 예측, 그리고 진단

3부 인격, 성격 그리고 지성 




  그의 유명한 저서인 <Outliers>, <Tipping point> 등과 비교하기에는 구성에서 약간 난잡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전체가 하나의 완벽한 구성을 이룰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여기에 수록된 모든 이야기들은 개별적으로 훌륭한 구성을 보이고 있으며, 더불어 큰 틀로 통일된 깨달음을 주기 때문이다. 이 것은 1996년부터 기자로 일하고 있는 <The New Yorker>에 실었던 글 중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간의 충동과 관련해 가장 흥미롭고 색다른 이야기를 가려뽑아 재구성한 anthology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집중적으로 본 부분은 '엔론 파산 사건'과 '제 2차 세계대전, 워터게이트 사건, 9.11 테러 사건' 을 엮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챕터이다. 

  이 챕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퍼즐과 미스터리의 차이점을 아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퍼즐은 충분한 정보가 있다면 풀 수 있지만, 미스터리는 수많은 정보 중에서 알맞은 정보를 판단하고 평가해야 하는 문제이다. 가령, 9.11 테러의 동기와 수단이 퍼즐이라면 논리적인 대응은 알카에다에 대한 정보의 양을 늘리는 것이다. 반면 9.11 테러가 미스터리라고 생각한다면 정보량을 늘리는 것이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이 때는 정보계 내부의 분석을 개선하고 알카에다에 대한 기존 정보를 보다 세밀하게 검증할 사람을 더 배치해야 한다.

  퍼즐을 풀지 못할 경우에는 그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 쉽게 찾을 수 있다. 바로 정보를 감추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미스터리를 풀지 못하면 그 원인을 찾는 일이 매우 어렵다. 정보가 잘못되었을 수도 있고 정보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을 수도 있으며 질문 자체가 틀렸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퍼즐은 만족스런 결론에 도달할 수 있지만, 미스터리는 그것이 쉽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엔론 사건을 '퍼즐'로 알고 있다. 그래서 엔론은 주주들에게 회사의 재무상황과 그외의 정보들을 정직하게 이야기했어야 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말콤은 이 사건을 '미스터리'였다고 판단한다. 왜냐하면 엔론은 아무것도 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엔론의 회계보고서는 모든 것을 드러내고 있었다. 다만 엔론의 재무담당자들은 자신들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간과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엔론의 회계법인인 Arthur Andersen 담당자들도 잘 알지 못하였다. 그 결과 그들도 파산했겠지만.) 그들은 그들이 해온 거래 내용들이 너무나도 복잡하여 그 속에 감춰진 진실을 판단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하나의 교훈을 안겨준다. 정보 하나하나가 소중했던 과거(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이 이를 잘 보여준다.)와는 달리, 현대와 같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있는 우리들은 올바른 정보가 무엇인지 판단하고 또 그것을 올바르게 해석해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사례를 통하여 말콤은 우리에게 사건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다른 시각을 제공해주었다. 이와 같이 다른 챕터들도 각각 우리에게 신선한 시각을 보여준다.




적용




  현재도 그러하듯이, 앞으로도 우리는 수많은 정보를 접하고 이용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단순히 정보를 취득하는 것만이 아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취득한 정보가 정말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인상 깊은 구절 




 p.305 위험 항상성

  관점을 바꿔 인간이 위험을 대하는 방식을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는 위험요소를 파악하고 제거하면 시스템이 더 안전해진다고 가정한다. 가령 구형보다 나은 부스터 이음새를 만들면 폭발 사고가 재발할 확률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이 논리는 아주 단순해서 의문을 가질 여지조차 없다. 그러나 일부 학자는 '위험 항상성(Risk Homeostasis)'이라는 이론을 들어 의문을 제기한다. (중략) 캐나다의 심리학자 제럴드 와일드가 <목표 위험(Target risk)>에서 명쾌하게 풀이한 위험 항상성 이론의 핵심 명제는 아주 단순하다. 그것은 특정 상황에서 시스템이나 조직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것으로 보이는 변화가 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인간은 한 분야에서 위험이 낮아지면 다른 분야에서 더 큰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독일에서 이 이론과 관련된 유명한 실험이 진행됐다. 실험 대상은 뮌헨의 거리를 달리는 택시였다. 연구진은 다른 조건이 모두 동일한 택시들 중 일부에 미끄러운 노면에서 제동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잠김 방지 제동 장치를 달았다. 그리고 3년간 잠김 방지 제동 장치를 단 차량을 모는 운전기사들의 행동을 몰래 추적했다.

  일반적으로 제동 성능이 뛰어나면 운전이 더 안전해질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잠김 방지 제동 장치를 달아도 사고율에는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잠김 방지 제동 장치를 단 차량을 모는 기사들이 더 위험하게 운전했다. (중략) 결국 잠김 방지 제동 장치는 사고를 줄이는 데 기여하지 못했다. 운전기사들은 강화된 안전장치를 사고위험을 높이지 않고 더 빨리 더욱 무모하게 운전할 수 있는 방편으로 삼았다. 경제학의 개념으로 말하자면 줄어든 위험을 저축하지 않고 소비해버린 것이다.




p.403 첫인상

  우리가 첫인상에서 얻는 정보는 상대방의 기본적인 성격에 대한 것이다. 따라서 2초 동안 동영상에 담긴 모습을 보고 내린 평가와 20분 혹은 한 학기 동안 접하고 내린 평가가 같은 것이다. 베르니에리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는 상대방이 외향적인지 아닌지 혹은 의사소통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즉시 알 수 있다. 그 점을 말해주는 단서는 즉각적으로 명확하게 드러난다. 베르니에리와 암베디의 실험은 강력한 형태의 직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비슷한 책




<프레임> - 인간이 삶을 바라보는 데에 있어 기존과는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비슷.

<아웃라이어><티핑포인트><블링크> - 저자의 또 다른 명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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