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박찬기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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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연애소설이고,

수많은 청년들을 가슴 아프게하여 자살까지 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 바로 이 소설의 명성이다.

(후반부에 베르테르가 권총으로 자살했다는 사실은 모두 알리라 생각한다)

이 소설을 읽노라면,

괴테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에 투영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도 절실하게 표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문장문장을 차근차근 읽으며 마음속으로 감상하면, 

마치 첫사랑의 감정이 되살아나듯 아련해지곤 한다.

(그래서 밑에 몇가지 문장을 인용했다는ㅋ)

그리고 괴테가 23세에 집필하기 시작했다는데, 지금 나와 비교해보면...

참... 그렇다... 하하하....

(확실히 예전 시대와 지금 시대를 비교해보면, 

예전 시대의 젊은이들이 훨씬 조숙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p.14

아아, 이렇게 벅차고, 이다지도 뜨겁게 마음속에

달아오르는 감정을 재현할 수 없을까?

종이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없는 것일까?

그리고 그대의 영혼이 무한한 신의 거울인 것처럼,

종이를 그대 영혼의 거울로 삼을 수 없을까?

진심이 담긴 글을 쓰는 것을 한 번이라도 시도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공감할 내용이다. 그래서 이러한 주옥같은 문학작품을

읽을때마다 내 자신이 초라해짐을 느낀다.


 

p.64

아아, 무의식중에 내 손가락이 로테의 손가락에 닿거나,

발이 탁자 밑에서 서로 부딪치기라도 할 때 내 혈관이란

혈관이 얼마나 마구 뛰고 치솟는지 모른다.

그러면 나는 불에라도 덴 것처럼 손과 발을 움츠린다.

하지만 곧 다시 신비로운 힘에 이끌려서 살며시 몸을 편다.

내 감각 전체가 현기증에 걸린 듯 어지러워진다.

짝사랑의 감정을 정말로 실감나게 표현했다!

 

p.66

"오늘 나는 그녀를 만난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 밝은 마음으로 찬란한 태양을 쳐다보면서

그렇게 외친다.

"오늘 나는 그녀를 만난다!"

그렇게 외치면, 내게는 하루 종일 더 바랄 것이 없어진다.

모든 것이 이 한 가지 희망과 기대 속에 말려 들어가고 만다.

공감하오.

 

p.138

용무 대문에 시골에 체류하고 잇는 남편에게 로테는 간단한

편지를 썼다고 한다. 그 편지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사랑하고 또 진심으로 좋아하는 그대여, 될 수 있는대로

 한시라도 빨리 돌아와 주세요. 오직 그대가 돌아오시는 것만을

 학수고대하겠어요.> 그때 한 친구가 찾아와서 알베르트는

사정이 생겨서 좀 늦게 돌아올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 주었다.

그래서 발송되지 못한 편지가 저녁때 내 손에 들어왔다.

나는 그 편지를 읽어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무엇 때문에

웃느냐고 물어보았다.

"상상력이란 정말 신이 주신 선물입니다." 하고 나는 소리쳤다.

"나는 일순간 이 편지를 나에게 쓰신 거라 멋대로 상상했지요"

그녀는 갑자기 이야기를 뚝 그쳤다. 내 대답이 그녀의 마음에

거슬리는 모양이었다. 나도 입을 다물고 침묵하였다.

저기요, 베르테르씨.

그건 상상력이 아니라 착각입니다,ㅋㅋㅋㅋ


 

p.145

나는 벌써 몇백 번이나 자칫 그녀의 목에 매달릴 뻔했다!

이처럼 사랑스러운 사람이 눈앞에서 얼신거리고 있는데,

손을 뻗칠 수가 없을 때 어떤 심정이 되는지 신만이 알 것이다.

손을 내밀고 붙잡는 것은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충동이다!

어린애들은 눈에 띄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손을 내밀고

붙잡으려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나는?

 

p.151

그녀 자신과 나를 파멸시키는 독약을 스스로 마련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는 깨닫지도 느끼지도 못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내 몸을 파멸로 이끄는 술잔을 그녀가 내밀 때 감지덕지

그것을 들이켜는 것이다.

<중략>

어제 내가 떠나려고 나왔을 때, 그녀는 내게 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안녕히 가세요, 사랑하는 베르테르 씨!"

사랑하는 베르테르 씨! 그녀가 나보고 <사랑한다>는 말을 붙여서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그 말이 나의 골수에 사무쳤다.

나는 혼자서 그 말을 백 번도 더 되풀이했다.

그리고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들며 횡설수설 혼자서 중얼거리다가

'안녕히 주무세요, 사랑하는 베르테르 씨!' 라는 말이 잠결에

튀어나오고 말았다. 그러고는 혼자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위트까지 겸비한 괴테여,

 

p.182

이처럼 깊은 생각에 잠기는 동안, 그녀는 또렷하게 의식한 것은

아니었지만, 베르테르를 자기 곁에 머무르게 하고 싶은 것이

자기 마음속의 은근한 소원임을 지금 처음으로 깊이 느꼈던

것입니다. 동시에 그녀는 그를 자기 곁에 붙잡아두는 일이 사실상

가능하지도 않고 또 허용될 수도 없음을 스스로에게 타일렀습니다.

그렇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늘 쾌활하고 거리낌없었던

그녀가 이제는 행복에 대한 희망을 잃고 우수와 비애에 짓눌려서

가슴이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듯이, 로테, 그녀도 드디어 베르테르를...!!

하지만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정숙한 처녀였다는 것이다.

베르테르의 마음을 받아주기에는 이미 한 남자(알베르트)의

여인이었고 지키고 돌볼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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