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사 2 - 비천편
유메마쿠라 바쿠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만화로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유치한 특수효과의 영화를 보고나서, 도대체 원작은 어떤 소설일까 궁금해졌다. 세이메이를 그리는 소설, 만화 들이야 넘쳐나는데 어째서 유독 이 책의 이야기가 대중에 회자되는 것인가 궁금하였다. 사볼까, 말까, 요즘도 나오고 있긴 한건가... 기타등등의 생각을 하다보니 도서관 신간코너에 딱 꽂혀있는 음양사 두권, 그래서 집어와버렸다.

아담한 하드커버, 겉모양은 일단 합격, 겉표지를 벗겨낸 것이니 표지에 대해서 말할 바는 아니지만, 단단하고, 작은 촉감은 좋았다.

그리고 내용, 옛날 구전소설풍의 읖조림과 아름다운 시귀와 묘사, 그리고 멋진 두 콤비. 신비하고도 아름답고도 어딘가 쓸쓸한 각각의 에피소드까지... 맘에 들었다.

우선 히로마사군이 너무나 좋았다. 너무나 진실한 사람, 사랑할 줄은 알되, 미워할 줄은 모르는 참으로 좋은 사람이다. 요즘은 조금 악당이 좋다고 하지만, 이 사람은 다르다. 그저 성실하고 진실할 뿐인 그런 사람이지만, 매력있게 잘 그려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파의 비곡을 듣기위해 3년을 꼬박 매일매일 오사카까지 다녔다는 그 열정도 멋지고, 피리로 다른 세계의 것들마저 위로할 수 있음이 좋았다. 근데 히로마사의 인연은 영영 나타나지 않는 것인가. 세이메이에 평생 묶여사는 것이야??

세이메이를 보면, 정말로 영화에서 잘 캐스팅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천박하지도 우아하지도 않은 미소와, 하얀 얼굴, 하얀 손, 우아한 몸놀림까지 그는 참으로, 소설에서 말하듯 구름같은 남자다. 이면의 세계에 있는 것을 알고, 반쯤은 초월한 듯, 반쯤은 사람에 머무는 듯 사는 그 모습은 물에 비쳐 흔들리는 달 그림자 같기도 하다. 그리고, 셜록홈즈같기도 하다.

세이메이와 히로마사의 콤비플레이를 보며 내내 떠올린 것은, 셜록홈즈와 왓슨. 세이메이는 아무말도 안하고 히로마사를 미끼로 삼거나, 모든 사건이 해결된 뒤에야 자초지종을 설명해주곤 한다. 마치 셜록홈즈가 왓슨에게 아무말도 안한 채 범인에게의 미끼로 삼거나, 다 끝난 후에야 이러이러하여 이렇게 추리하였다고 사건경위를 설명하는 것과 같다. 게다가 그시대다운 인물상을 가진 평범한 사람인 히로마사와 왓슨과 이단아같은 세이메이와 셜록홈즈라는 구도까지. 엮으려고 하니 한없이 엮어진다. 물론 그러한 추리장르의 틀을 지키는 바람에 더 흥미진진하고, 캐릭터간의 대비적인 성격을 통해 각각의 캐릭터를 더 잘 살린 건 사실이다. 사실 이런 구도에는 아무 불만도 없다. 게다가 세이메이가 셜록홈즈처럼 모든일에 척척인 것도 아니고, 히로마사가 없으면 세이메이가 없고, 세이메이가 없으면 히로마사가 없는... 마치 음양의 조화와 같은 콤비이기도 하니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콤비는 바로 이런 것이다. 음양사에서는 그걸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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