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라도 남겨놓자. 영풍문고에서 선 채로 후루룩 읽었던 책. 그렇게 어렵지 않고 흥미진진한 사회학 책이다. 논문이라고는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 아파트란 무엇인가. 아파트의 커뮤니티와 일반 단독주택이 모인 곳의 커뮤니티는 어떻게 다른가. 왜 우리 나라에서는 아파트가 현대 문명의 상징처럼, 중산층의 상징처럼 자리잡게 되었나. 왜 이나라에는 아파트가 그렇게나 우후죽순처럼 인기 만점으로 건설되고 있을까. 모든 답변을 주는 건 아니고, 이방인에겐 신기하고 미스터리한 일이지만 우리에겐 당연한 현상인 것도 있고 해서 새로운 지식의 수용이라는 측면에서는 그다지 알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외부자의 시선으로 우리의 삶을 파헤치는 행위에는 너무 몰입해 있어서 스스로는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 깨닫기 어려운 삶과 현실에 거리를 두고 성찰하게 하는 그런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