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탐정은 환영받지 못한다 밀리언셀러 클럽 73
P.D. 제임스 지음, 이옥진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무심코 집었는데 생각보다 재밌었다. 원제는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 어디서 많이 들어본 제목이다. 사쿠라바 가즈키의 소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 떠오르지 않는가? 내용은 정반대의 대상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지만. 떠돌이 아버지 때문에 명석한 두뇌에도 불구하고 대학조차 나오지 못한 코딜리아(아 도대체 누가 딸내미 이름을 이런 이름으로 짓는 건지)는 스승이자 대부와 같은 존재인-도대체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버니의 죽음으로 얼떨결에 탐정사무소를 물려받는다. 애초에 탐정 면허도 총기소지증도 없는, 뭣도 없는 그냥 이십대 여자애다. 그렇지만 그녀는 다들 '여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인간의 어두움과, 편견과 맞서 싸우는 길을 택하고 만다. 따스한 낮의 정취, 소박한 오두막, 케임브릿지에서의 뱃놀이 따위와 폭풍우 치는 밤 고저택에서 벌어지는 참극, 한밤중 낡은 오두막에 목이 매달린 베개인형, 폭발로 이어지는 추격전, 이끼 낀 낡은 우물이 서로 교차하듯이 나타난다. 빛과 어둠의 대비가 오히려 밝음 이면에 숨어 있는 부조리를 더 깊고 음습한 것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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