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에서 이런 책을! 놀란 것도 놀란 거지만 내용은 정말로 더 놀랍다. SF 그것도 군대와 전쟁이 중심인 우주 전쟁 물이다.-제멋대로 장르 이름을 붙여보자면- 일단 재밌다. 마구 마구 책장이 넘어간다. 인도나 다른 나라 사람들은 젊을 때에도 군인이 될 수 있지만 미국 사람들은 75세가 되어야만, 지구에서 사망신고를 하고 나서야 우주개척군이 될 수 있다! 새로운 몸을 얻어 우주에 나선 이들에게 닥친 것은 천국이 아니라 지옥. 하나 하나가 적인 낯설고 광활한 우주. 헤인세계처럼 광속을 뛰어넘지 못한 세계가 아닌 이곳은, 속도를 높이는 대신 점프를 한다. 이것에도 일종의 패러독스가 존재하는 것 같은데 자세히 다루지는 않고 휙 넘어간다. 클론도 등장하는데 그들은 클론으로서 고민을 하지만 소설에서는 그들의 고민도 휙 지나간다. 롤러코스터 아니면 총알 택시라도 탄 느낌이다. 클론, 우주여행의 패러독스, 외계문명과 진화, 대체 육체, 유전자 조작, 기타등등 기타등등 각종 SF 클리셰가 뒤범벅되어 등장했다가 휙 사라져서 무슨 SF 축제라도 온 듯한 기분이다. 그렇다면 유치하고 지루할 수도 있지 않겠냐 하는 우려도 들 수 있지만 이 책은 빠르다. 유쾌하다. 말 그대로 SF 계의 롤러코스터이고 블록버스터이다. 유쾌하고 쉽게 읽혔지만 껄끄러운 점이 없지는 않았기에 1점은 뺐다. 난 어쨌거나 "철없는 것들, 세계는 원래 냉혹한 거야. 이상은 나중에 여유가 생겼을 때나 챙겨"라고 말하는 것들은 다 싫어 한다. 비뚤어지고 편파적인 취향의 문제이니 이 점 때문에 이 책을 읽기를 꺼리지는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