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방관자의 심리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이성현 옮김 / 노마드북스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종신검시관은 그래도 구질구질한 인생 가운데에서 소주 한잔 걸치면서 따스하게 보듬어주는 선배 아저씨~ 같은 느낌이 났는데 이 살인방관자의 심리는 뭐랄까... 진짜 구질구질해서 도저히 봐줄 수 없는 인생들이 나온다.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살인을 저지르려 해서 저지르는 게 아니라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 조금씩 일그러지고 구질구질해져 가는 모습이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다. 정리해고 당하고 가족에게 아무 말못하다가 강도로 돌변한 사내, 착한 줄만 알았던 죽은 아들의 어두운 과거, 지옥의 합숙훈련 도중 친구가 죽자 훈련이 중단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하고마는 현실, 가진 돈 다 털어 출마한 면장 선거에 자꾸만 떠오르는 과거의 뺑소니 사건, 모두다 일어날법한 일이며 나조차도, 난 그렇게 되지 않을거야! 라고 단언할 수 없는 그런 죄의식과 강박관념의 감옥들이 그려져있다. 읽으면 수렁에 빠져드는 듯한 기분이 든다. 아니 내가 인생이라는 수렁에 이미 빠져들어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래, 인생이란 건 구질구질한 수렁같은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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