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개념을 찾아서 - 10대를 위한 SF 단편집 창비청소년문학 5
송경아 외 지음, 박상준 엮음 / 창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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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소품들. 청소년용이라는 것에 너무 신경을 쓴 건 아닌가 싶은 감이 있다. 어쩐지 뭔가 교훈을 주려는 느낌이랄까. 거울에 올라왔던 단편들쪽이 이것들보다 훨씬 아이들의 감성에 직접 와닿을 법한 글들인데.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가서 오히려 실패한 느낌이었다. 재미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원래 훨씬 잘들 쓰시는 분들이라서 조금 아쉬웠달까. 요즘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아니 요즘 아이들이라고 다 같은 생각을 갖고 있지도 않지. 돈없어서 근근히 알바하면서 학교다니는 녀석도 있고, 엄마랑 백화점가서 명품 사들고 친구랑 브랜드 경쟁하면서 다니는 애도 있고, 학원에 자습에 과외에 잠 잘 시간도 부족한 사람도 있고, 집에서 맨날 두들겨 맞다가 집 뛰쳐나오는 애, 춤에 미친 애, 친구들이랑 노는 게 너무 좋아서 친구따라 강남이 아니라 지옥도 가는 애, 만화에 미친 애, 사춘기 소년소녀라는 이름 하에 뭉뚱그려지는 질풍노도의 아이들은 사실은 제각기 너무나 다르다. 그 나이 때에는 오히려 같은 또래 아이들끼리 그렇게까지 다른 생각을 가지고 다르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커서 대학교도 졸업하고 사회에 나온 지금에서야 실감하게 되었다. 나 때의 아이들과 지금의 아이들은 또 다르다. 너무 달라서 하나로 묶을 수 없는 그 많은 사람들이 '청소년'이라는 이름으로 어른들에 의해 묶이다보면 어쩐지 스테레오 타입이 되어버린다. 맨날 방황해야하고, 응? 성장해야하고, 고민해야하고, 뭐야. 물론 쑥쑥 클 때이고, 찬란하게 빛날 때이긴 하지만. 이왕 청소년을 위한 SF란 이름을 붙였으면 좀더 깊이 있게 그 문제들을 고민해야하지 않았을까? SF가 그러한 사색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데! 

마음에 드는 부분은 아이가 외계로 나서는 지점(그러고보니 그런 단편이 두개나 돼!) 서로 이어질 수 없을 것 같은 종족간에 우연히도 이해가 싹트는 지점. 나머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악 진짜 쟁쟁한 작가들이 잔뜩이었는데 이렇게 심심한 단편집이라니, 아쉬워서 이가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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