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송곳니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노나미 아사 지음, 권영주 옮김 / 시공사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형사소설에 가깝다. 겉으로 보기엔 늙고 추레하고 보수적인 아저씨 형사와 샤프하고 꽃바람 날리는 젊은 여형사의 콤비플레이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은 귀여운 츤데레 아저씨와 무뚝뚝하고 찬바람 씽씽 날리는 아가씨의 콤비플레이 이야기이다. 그리고 플러스로 늑대개love. 우아함과 충직함이 공존하는 늑대개의 모습을 너무 열심히 묘사해서 나도 감동먹었다. 아, 원래도 좋아하긴 하지만. 촐싹대지 않고 진중하면서도 우아하고, 그러면서도 충직한 모습. 그 아름다운 모습에는 야생의 흉포함도 숨어있긴 하지만 그렇기에 동경하게 되는 녀석. 아무래도 멋지다.

   
  다카자와의 눈앞에서 오토미치의 표정이 굳었다. 다카자와는 반사적으로 눈길을 돌렸다. 왜 그런지, 오토미치의 얼굴과 아까 응접실에서 본 늑대의 이미지가 겹쳤다. 흉포한 야수로 돌아간 늑대가 두툼한 귀를 쫑긋 세우고 은색 털로 둘러싸인 조그맣고 둥근 눈동자로 꼼짝 않고 이쪽을 살피는 모습이 떠오른다. 에잇, 자식아, 날 노려보지 마. p.226  
   

이 구절을 누가 인용한 걸 보고 한눈에 반해서 빌려다 읽은 건데, 아 진짜 좋았다. 정말 귀여웠다. 투덜투덜 매번 투덜거리던 다카자와와 남자들의 세계에서 홀로 투쟁하다시피 하던 오토미치의 미묘한 신경전에 늑대개로 비유를 하다니. 탁월한 선택이다. 고요하면서도 치열한 열정. 파트너를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던 다카자와가 그 열정을 인정(?)하면서도 솔직하지 못한 모습이 또 얼마나 귀여운지.
도시탐험가들보다는 역시 이쪽이 취향. 시리즈로 나와줘도 좋을텐데.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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