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tique 판타스틱 2007.8 - Vol.4
판타스틱 편집부 엮음 / 페이퍼하우스(월간지)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장르문학 고교는 그저 그런 느낌이다. 탐정아저씨는 여전히 좋다.

코니 윌리스의 글은 여전히 위트가 넘치더라. 회의주의자의 유령이라니. 이런 아이러니가! 결론을 내고 싶어하지 않은 화자의 마음이 절절히 이해되었다. 그러니 아예 안 믿는 것도 너무 쉽게 믿는 것도 우스운 거겠지.

듀나의 여우골, 아 무서웠다. 요즘 듀나씬 이런 좀비류의 호러를 쓰는 게 좋은 모양인데... 버번에 파우스트에서 봤던 것도 그렇고 말이지. 근데 나는 이런 결말 싫어. 언제나 나는 해피엔딩을 사랑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오싹함을 낮게 평가할 마음은 없다. 우리 나라의 전설에서도 이런 음습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구나. 생각해보면 모든 전설은 음습한 구석이 있긴 하지만.

아이스크림 제국. 아이스크림 제국은 아, 정말 달콤한 바닐라 맛 아이스크림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씁쓸한 커피맛 아이스크림을 맛보게 된 기분이 들었다. 달콤한 판타지에서 폴 오스터 같은 기괴한 판타지로 승화하는 모습이 아무튼... 무섭기까지 했다. 근데 내가 이 결말을 제대로 이해한 게 맞는지 모르겠다. 조금 모호하달까 어지러운 면이 있어서, 그런 걸 노린 것이겠지만, 더 오싹한 것 같다.

기사들은 여전히 밍밍한 느낌이다. 날카롭고 섬세한 리뷰 같은 게 있으면 좋을 법도 하건만, 그런 느낌은 별로 들지 않는다.

그리고 가장 기대했던 '내일의 꽃'. 역시 화면으로 보는 것과 지면을 통해 보는 것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주인공의 다급하면서 절절한 감정, 그 세계의 고요하면서도 긴장된 분위기가 더 잘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조금 아쉬운 것은 종이로 보게 되니 더 숙독을 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문장이 미묘하게 껄끄럽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내가 술술 읽히는 문장을 좋아해서 그런 것이겠지. 좀더 세련된 문장으로 써내려갔다면 좋았을 거라고, 괜한 아쉬움을 표현해본다.

여전히 실비와 브루노, 역사속의 나그네는 읽지 않았다. 내 취향이 아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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