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의 바보
이사카 고타로 지음, 윤덕주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종말의 바보들 이야기? 아니 종말의 평범한 사람들 이야기. 개인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이 책을 읽어서 그런지 이 조용한 절망과 황폐의 분위기가 가슴에 너무 와닿았다. 슬프다. 겨우 3년 남은 상황에서 시합을 하고, 복수를 하고, 대안가족을 만들고, 아이를 낳고, 죽을 결심을 하고, 별을 보고... 참 사람들은 많은 것을 한다. 바싹 말라 부스러질 것 같은 평온이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저기 한 구석, 보이지 않는 곳에는 시체가 있고 쓰레기의 산이 있고 폭동의 흔적이 남아있음을 그곳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그럼에도 살아가는 이들은... 아이를 낳자고 말하고 시합하자고 말하고 함께 살자고 말하고, 망루에 올라가 함께 경치를 바라보는 이들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르겠다. 어째서 내일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행복하게 살려고 하지 않는 걸까. 원래 인간은 추하게 살아남는 거라고, 그게 의무인 거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반짝거리는 걸. 추하더라도 행복해지려고 마지막까지 노력하니까, 나는 그게 좋은 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