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문득 아버지가 된다
이병동 지음 / 예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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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이책의 서평은 먼저 신문에서 봤다. 주로 토요일에 게재되는 신문의 서평란은 아무래도 출판사와의 관계가 있기 때문인지 기자의 평과 나의 느낌이 일치하지 않을때가 많았다. 무엇보다 그 서평을 쓰는 기자부터 책의 내용에 감동하기보다는 정보를 소개하면서 책에 대한 흥미만 불러일으키려는 의도가 많이 보였는에 이 책의 서평은 좀 달랐다. 물론 감성적인 이야기라서이기도 하겠지만 기자부터 마음깊이 공감하고 감동했다는...그래서 인상적이었던 책을 감사하게도 서평단으로서  읽게 되었다. 사실 아버지의 일기가 뭐 그리 재미있겠는가. 사는 여유가 많아 재미도 있고 낭만도 아는 형의 아버지도 아니다.

 정말 하루하루 살아가는게 너무나 힘겨운, 여러자식에 어른까지 모시며 소처럼 묵묵히 살아가는 무뚝뚝한 시골 농군 아버지가 자기전 연필심에 침을 발라 꾹꾹 눌러가며 쓰는 일기장은 말 그대로 재미랑은 거리가 멀다. 그래서 장롱속에 몇십년을 묵혀있었지만 여러자식중 누구하나 제대로 들춰보지 않던 그 일기장이 막내의 기특한 관심으로 펼쳐지면서 그 안, 묵은 청국장처럼 진하고 꿉꿉한...하지만 누구도 감히 따라갈수 없는 진실함과 사랑의 향기가 밀려온다. 나 역시 어느날 문득 아버지가 되어서 그런지 아버지의 자리가 행복하기도 하지만 무섭고 막막할때가 많다. 하지만 아버지가 되어 가장 감사한것중 하나는 내가 아버지가 됨으로써 나의 아버지를 좀더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 아이덕분에 그 이해와 감사는 앞으로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이 세상의 수많은 아버지들에 대한 연민과 공감도  함께 말이다. 서른일곱에 오남매의 아버지가 되어 아홉식구를 건사해야했던 농부...지치고 힘든 그길을 소처럼 뚜벅뚜벅 걸어가던 이 아버지의 기록이 심금을 울린다. 소박하지만 가장 위대한 모습. 그래서 더 힘든 그 길을 온몸으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걸어간 그를 본받아 살아야겠다는 다짐이 든다. 삶에 대한 진실과 진심이 진액처럼 우러나오는 좋은 책이다. 아버지의 일기장, 그의 소중한 삶을 살려낸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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