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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노하우 ㅣ 아우또노미아총서 21
프란시스코 바렐라 지음, 박충식.유권종 옮김 / 갈무리 / 2009년 12월
평점 :
흥미를 끄는 대목들이 매우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자가 시도하는 동양철학 '유교', '불교', '도교'에 대한 해석들이 매우 신선했는데요. 맹자의 성선설에 대한 해석이 제가 알고 있던 것과는 달라서 몇 자 적어봅니다.
흔히 맹자의 '성선설'하면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선하다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 와 함께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보면 지나가던 도둑이 구하려고 한다라는 근거가 함께 붙어다니죠. 그런데 이 책에서 저자는 맹자의 성선설이 인간이 본래 착하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합니다.
다시 도둑이야기를 가지고 오면, 도둑이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목격한 순간(바로 그 상황)에 도둑안에 잠재되어 있던 선한마음이 발현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 누구에게나 선한 마음이 잠재되어 있고, 또한 그것의 발현 가능성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입니다. 맹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게 진실로 내재한 것에 주목해야 된다고 말합니다.
더 나아가 저자는 도둑이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목격하는 것과 같은 상황들이 우리의 일상에 가득하다고 말합니다. 친구와 대화를 하던 중 친구를 당황시키는 말을 꺼낸다거나, 직장에서 사무를 보던 중 긴급히 처리해야할 일이 생긴다거나, 길을 걷던 중 교통사고가 발생하다거나 등등.
이러한 상황속에 놓였을 때 우리의 윤리적 대응은 규칙과 규범을 따르는 know-what이 아니라, 무엇이 선한것인가에 대해 지혜 know-how 이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