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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착수 ㅣ 미생 1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미생>을 처음 봤을 때,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시마과장>에 필적할 만한 만화가 나왔다는 생각에 흥분했던 기억이 난다. <시마과장>은 1983년부터 만화 주인공인 시마 코사쿠가 과장-부장-이사-상무를 거쳐 사장에 취임하기까지 30여 년간 연재되며, 3,600만부가 팔린 만화다. 2008년에는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하고 사랑받고 있는 비즈니스맨으로 시마 코사쿠를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마>시리즈가 주로 사내 정치와 성(性)을 소재로 하고 있다면, <미생>은 한 청년이 인턴사원으로 입사해 회사의 일원으로, 사회인으로 자라가는 성장담이다.
<미생>은 장그래가 회사에 적응하는 과정을 통해 ‘일’이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팀’이란 무엇인지 등을 보여준다. 그 속에서 독자들은 자신들의 관점에 따라, 이상적인 회사나 조직에 대한 판타지를 얻기도 하고, 만화 속 관계에서 멘토링을 얻기도 한다. 또한 장그래가 일을 배워가는 과정은 자기계발서의 기능을 하기도 하고, 조직 속의 다양한 인물 군상과 관계를 들여다보며 인생의 반면교사로 삼기도 한다.
이 만화에 많은 청년들과 회사원들을 비롯해 기성세대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만화가 끈끈한 현실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만화가 담고 있는 인물들이나 상황은 누구나 겪을 만한 보편적인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화 속의 이야기를 자신들의 이야기들로 받아들일 수 있고, 만화 속에서 교훈을 얻거나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바로 장그래의 고군분투가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혹시 삶이 힘들다고 느껴진다면, 또는 회사라는 조직에서 방향을 잃었다면, 아니면 그저 살아가기 위해, 또는 살아있기 위해 힘을 얻고 싶다면 <미생>을 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