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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자 시턴의 아주 오래된 북극 - 야생의 순례자 시턴이 기록한 북극의 자연과 사람들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 지음, 김성훈 옮김 / 씨네21북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 시턴의 동물기로만 각인되어 있는 어니스트 시턴의 책을 이 때에 다시 읽게 될 줄은 몰랐다. 실상과는 상관없이 어린 시절부터 너무도 익숙해져 있는 이름이라, 새삼스레 그의 책을 다시 읽어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아주 오래된 북극이라... 북극과 시턴, 그 새로운 조합이 그나마 조그만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책을 펼치면, 너무나 익숙해있던 시턴과는 또 다른 인상의 시턴을 만나게 된다. 어린 시절 너무도 넓어 보였던 초등학교가 이렇게 작구나라는 느낌과 정반대로 글쟁이, 화가, 동물학자 등으로 확장되어 가는 시턴을 보며 그의 소우주가 시턴의 동물기정도로 그리 간단하게 요약될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책의 곳곳에는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별 쓸모없어 보이는 내용들도 많지만,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관찰하고 기록하는 사람인지를 보여준다.

우리가 본 영양 무리의 마릿수는 다음과 같다. 4, 14, 18, 8, 12, 8, 4, 1, 4, 5, 4, 6, 4, 18, 2, 6, 34, 6, 3, 1, 10, 25, 16, 3, 7, 9(두 마리만 모여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아마도 이 종은 암수가 짝을 지어 따로 다니는 일이 없기 때문이리라). 다 합치면 철길을 따라 110킬로미터 정도를 가는 동안, 26개 무리에서 232마리의 영양을 보았다.’

 

그리고 그는 학자로서 투철한 실험정신도 보여준다. 모기가 가득한 초원을 지나며 그는 나름대로의 모기 활성도를 측정하는 방법을 고안한다. 맨손을 들고 손등에서 피를 빠는 모기 수를 세는 것이다.

‘5초 동안 손을 들고 있으면... 100마리에서 125마리 정도의 모기가 모여든다.’, ‘개구리 위에는 한 마리의 모기도 내려앉지 않았는데... 개구리를 잡아 거기()에 문질렀다...’ 그랬더니 모기가 거의 물지 않더라는 등등의 이야기들.

 

그리고 400페이지에 가까운 꽤나 두툼한 책 곳곳에 그가 묘사한 다양한 식물과 동물 등의 그림은 그가 얼마나 다재다능한 사람인지를 보여준다. 처음에는 함께 따라간 누군가가 그린 그림인 줄 알았으나, 시턴이 직접 그린 것이란다. 어린 시절 그의 부모는 그가 화가가 되길 바랐었다니 그림 그리는 실력도 출중했었던 것 같다.

 

나름 병도 잘 고친다는 소문이 나자, 크게 부풀어 오른 농을 치료해 달라며 찾아온 사람에게 짐짓 긴장을 감추기 위해 전문가인척 하는 그의 모습에 인간미도 느낄 수 있었다. ‘진짜 의사들도 나처럼 자신이 없고 무서울 때 짐짓 전문가처럼 무게를 잡으며 마을을 숨긴 적이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그리고 중간 중간 나오는 인디언들의 이야기도 박제화 된 인디언이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 공감할 수 있기에, 그 느낌이 참 새롭기도 했다. 쓸모 있으나 때로는 게으르고, 무언가 신비한 능력을 가진 듯하면서도, 평범하기도 한...

 

아무튼 북극 초원의 다양한 동식물들이 그의 시점을 발견되고, 관찰되고, 묘사되어지는 것을 통해 20세기 초 북극 초원지대의 생물의 생활사의 맘껏 느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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