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의 거장들 - 매 순간 다시 일어서는 일에 관하여
데비 밀먼 지음, 한지원 옮김 / 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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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발견하면 그것을 직시하고 인정하고

그것과 춤을 추는 법도 배울 수 있게 돼요.

(중략)

우리는 미래를 경험하는 데는 서툴지만

현재를 경험하는 데는 탁월한 능력이 있어요.

미래에 좋을 수도 있는 무언가가 지금 당장은 별로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그래서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는 겁니다."

p.63


『멘탈의 거장들』 은 데비 밀먼이 말콤 글래드웰, 세스 고딘, 알랭드 보통 등 유명 인사를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사실, 이 책을 통해서 데비 밀먼을 처음 알았는데, 펩시 ,네슬레 등 세계적인 브랜드의 최고의 마케팅 책임자로 일했었고, 최근은 크리에이터들의 멘토로 활동중이라고 한다.


이 책은 인터뷰 내용을 담은 것이라서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 중요한데, 데비 밀먼은 이런 면에서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좀더 자세한 사항을 이야기 하도록 유도 하는 것은 기본이고, 질문들이 다소 거북할 수 있는 부분도 거침없이 하고, 그들의 아픔을 같이 공감하기도 하고, 매끄럽게 진행을 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질문의 수준이 깊이가 있다는 점이다. 인터뷰 대상에 대해 깊이 연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저서, 예전 다른 곳에서 진행된 인터뷰, 그들이 한 말, 글 등에서 언급했던 내용들을 좀더 깊이 있게 묻는다. 사실, 내가 책을 통해 하는 사람들 몇명을 제외하고는 낯선 사람들이 많은데, 이번 기회에 인터뷰 대상에 대해 알아가고,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뷰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다뤘다. 그들은 디자이너, 가수, 작가, 작곡가, 만화가, 심리 치료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고, 흑인, 백인, 이주자, 장애를 가진 사람, 성전환한 사람 등 한 쪽에 치우지지 않고 여러 사람을 담았다. 그리고, 그들이 여러 문제 또는 힘든 상황을 겪고, 극복을 한 이야기를 담았다. 한 분야에서 큰 두각을 드러낸 사람들에게도 시련이 있었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였다.


어려운 상황이 극한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정신병원에 가라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약과 술에 중독되었던 사람도 있고, 코앞까지 파산의 위기를 겪기도 하고, 성폭행을 당하거나, 부모님의 이혼 등 여러 힘든 과정 속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극복한 내용이 있어서 글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세스 고딘이다. 『보랏빛 소가 온다』를 통해서 나도 익히 알고 있는 분이였다. 마케팅계의 전설과 같은 분인데 세스 고딘도 900통이 넘는 거절 편지를 받았다. 그래도 그는 항상 자존감이 높았다. 그것을 본인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아이디어와 자기 자신을 분리해서 생각했다는 것이다. 사실, 100번의 거절만으로도 자존감이 무너질 것 같은데, 수많은 거절 속에서도 본인을 지키면서 묵묵히 자기의 길을 갔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이 책은 소장 가치가 충분한 책이라 생각이 들었다. 힘들 때 꺼내서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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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견디는 기쁨 -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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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번이라도 시도해 보라!

한 그루의 나무와 한 뼘의 하늘은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있다.

굳이 파란 하늘일 필요도 없다.

햇살은 어느 하늘 아래에서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p.17

내가 헤르만 헤세를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것은 중학교때의 일이다.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너무 일찍 도착해서 근처에 대형 서점이 있어서 들어갔는데, 그 때 헤르만 헤세의 명언집을 처음 봤다. 그 당시 그 책이 너무 좋아서 그 자리에서 다 읽었는데, 책을 사서 나왔다. 그리고, 아직도 그 책을 가지고 있다. 몇 년 전에 생각나서 다시 읽었는데, 굉장히 철학적이고, 심오한 내용이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 이해하지 못했으면서도 좋다고 생각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때의 강렬한 인상 때문인지 헤르만 헤세의 이름만 들어도 좋고, 『삶은 견디는 기쁨』이 출간 된 것을 보고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르만 헤세는 이 책에서 삶의 기쁨은 큰 것이 아닌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닌 우리가 쉽게 접하고, 만나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기쁨이 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한 해를 돌아봤다. 나에게도 수많은 기쁨이 함께했다는 생각도 들고, 그 시간들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든 시기에는 자연으로 나가서 수동적이 아닌,

적극적인 자세로 그것을 즐기는 것보다 더 좋은 약이 없다."

p.139

"지옥으로부터 탈출하라. 그것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시작이 있으면 최상의 것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p.153

헤르만 헤세의 글을 읽으면 희망이 생기고, 위로가 된다. 특히 『삶을 견디는 기쁨』은 에세이라서 그의 생각이 바로 전달되어서 더 문구 하나, 하나가 와닿는 것 같았다. 그가 죽음을 대하는 태도, 그가 힘든 고통을 느끼고,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이야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직접 읽고, 느낄 수 있어서 책을 읽고도 여운이 남는 책이다. 

가장 흥미로운 내용은 그가 책을 쓰다가 갑자기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서 한 동안 글을 쓰지 못했던 적이 있다는 부분이였다.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보면 깊이도 있고, 완성도가 높아서 천재적인 면이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헤르만 헤세도 힘듬을 느끼면서 창작을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헤르만 헤세의 에세이와 시, 그림을 담았다. 사실 그림은 처음 봤다. 그래서 더 뜻깊은 책이라 생각된다. 그의 그림들은 주로 자연을 담았는데, 보기 편한 그림들이다. 기교가 들어가지 않은 평양 냉면같은 느낌의 그림들이 가득해서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다. 

친한 지인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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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철학 필독서 50 - 플라톤부터 마이클 샌델까지 2500년 철학 명저 5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2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이시은 옮김 / 센시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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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러분을 철학의 세계로 안내하는

입문서로, 철학 사조나 시기, 입문서나 학술서에서 기준으로 삼는

'학파'와 '주의'같은 통상적 범주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았다.

여러분은 그저 읽고 깨우치면 된다."

p.8


사실 『세계 철학 필독서 50』이라는 제목을 보고, 단지, 철학서를 요약했을 것 같아서 읽을지 말지 고민이 조금 있었다. 보통 한 권에 여러 책을 담은 책들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조금 걱정을 했는데, 첫 장을 펴자마자 그런 우려가 사라졌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기존의 틀을 깨고, 저자 알파벳 순으로 정리 했다. 고전 철학부터 현대의 철학을 같이 담았다. 고전보다는 최근 저서들이 더 많은 듯하다. 양성 평등, 자유, 성공, 윤리, 행복, 의지, 창조 등 다양한 주제를 담았다. 저자가 철학은 메타학문이라고 말한 것처럼 다양한 인문학의 주제를 담았다.


가장 큰 장점은 명저를 단순히 요약한 것이 아니라, 저자가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사고한 것을 저자의 말로 써서 어려운 내용도 좀더 편하게 이해할 수 있게 풀어서 썼다는 점이다. 저자가 비유나 예시를 적절하게 사용해서 이해하기가 쉬웠다. 특히, 예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알고 있는 것으로 들고 있어서 그 사상과 현재의 상황을 접목해서 볼 수 있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명저에 대한 글이지만, 항상 주제를 끝내고 뒷 부분에 저자에 대한 이야기, 같이 읽으면 좋은 책들을 같이 소개 하고 있어서 좋았다. 그 주제를 읽고 더 관심 가는 부분은 책을 찾아 볼 수 있어서 나도 더 알아보고 싶은 부분은 별도로 메모를 했다. 작가의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였다.


개인적으로 처음 들어본 저서도 있었다. 내 생각과 다른 내용도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다양한 책, 저자, 사상들을 접할 수 있고, 내가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어서 책을 읽는 즐거움을 충분하게 느낀 책이다. 저자가 글을 굉장히 흥미롭게 쓴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자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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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성의 그림들 - 나의 생명이 그림으로 연결되어 어느 날 당신과 만날 것이다 주용의 고궁 시리즈 2
주용 지음, 신정현 옮김, 정병모 감수 / 나무발전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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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만의 필묵도 선으로 시작해서 선에서 끝난다.

(중략)

중국 화가는 선을 추상에서 구상으로 바꾸었다."

p.20


사실 평소에는 중국 화가들의 작품을 접하기 쉽지 않다. 나도 오래전에 대만에 갔을 때 고궁 박물관에서 보고, 우리나라에서 특별전을 통해 중국의 산수화를 본 것이 다이다. 처음 작품들을 봤을 때 멋지다는 생각을 했는데, 세부사항이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자금성의 그림들』을 통해 좀더 가까이에서 중국 화가들의 작품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돌이켜 보면 예전에 작품들을 본 것은 설명없이 작품만 보다보니 아는 만큼 본다고 잘 모르고 넘어간 부분들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서 중국 화가들의 작품의 가치를 더 알게 되었다.


이 책에는 많은 작품을 담지는 않았다. 그러나, 소수의 작품을 깊이있게 다뤘다. 그림을 그린 시기의 왕들의 이야기, 시, 시대적 상황과 배경, 작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그림뿐만 아니라 중국의 역사, 문화를 같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작품들을 보면 선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중국 작품과 서양 작품의 차이가 '선'에서 시작된다고 하는데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 하나로도 음양, 바람의 방향, 시선, 인체의 아름다움 등 다양한 표현을 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조맹부'는 송설체가 유명해서 서예가로 알고 있었는데, 그림에도 두각을 낸 분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의 작품이 인상깊었고, 가장 눈에 들어온 작품은 왕희맹의 <천리강산도>였다. 두루마리로 긴 작품이라서 책에 담기에는 세세한 부분까지 담지는 못했지만, 색감이 강렬하고, 산세의 표현이 너무 멋있어서 실제로 꼭 보고 싶은 작품이다.


이 책을 통해서 다양한 중국 화가들의 작품을 만나서 중국 작품에 관심이 더 가게 되었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아서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었고, 중국을 더 알아가는 기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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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 최초의 정복자들 - 포르투갈 제국의 해외 원정기
로저 크롤리 지음, 이종인 옮김 / 책과함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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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구의 숨겨진 절반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포르투갈인은 적도 너머 더 멀리 나아갔다.

그렇게 하여 미지의 해안에 이내 접근할 수 있었는데,

이전의 다른 누군가를 본받은 사람들이 노고를 기꺼이 감수하고

엄청난 모험을 수행한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p.517


'대항해'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 벅차올랐다. 미지의 세계를 향해 간다는 이미지가 강해서 그랬던 것 같다. 『대항해시대 최초의 정복자들』 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은 좋은 이미지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 항해를 통해 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고, 착취 되었다는 사실을 직시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은 포르투갈 제국이 항로를 개척해 가는 과정을 정말 객관적인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중 하나인데 '카메라 아이' 기법을 사용해서 너무 생동감 넘치고, 생생한 묘사를 통해 바로 내 앞에서 펼치진 일처럼 보였고, 감정까지 그대로 느껴졌다. 그 현장에 있던 사람이 나에게 바로 이야기를 해주는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너무 재미있어서 몰입해서 읽었다. 책을 다 읽은 이후에도 여운이 계속 남았다.


포르투갈은 처음에는 향신료, 금 등을 통해 부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 새로운 곳을 정복한다는 기대와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모험심, 종교적인 이유로 대항해를 시작한다. 사실, 포르투갈은 유럽의 변방이고, 인구도 적고, 수입이 나올 곳이 적어서 왕이 전폭적으로 지원해서 아프리카를 돌아서 인도로 향한다.


여러 시도와 시행착오 끝에바스쿠 다 가마가 이끈 선박은 떠난지 2년 만에 4만 킬로미터를 항해하고 돌아온다. 이것을 시작으로 포르투갈은 끊임없이 바다로 바다로 나간다. 그 들이 가지고 온 향신료 양이 많아서 무역의 장인 베니치아에서 경계를 하고, 염탐꾼들을 보내기까지 한다. 이 성공을 통해 막대한 부를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장시간 배를 타면서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먹지 못해 괴혈병으로 죽고, 뎅기열로 죽고, 물과 식량부족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리고, 새로운 땅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전투로 또 많이 죽었다. 그리고, 그들은 약탈과 착취도 하고, 이교도를 '하느님의 뜻'이라고 여기고 대량 학살을 하는 등 안타까운 일들도 벌어졌다.


포르투갈인들은 자신의 형제, 조카가 죽음으로 맞이했는데도 미지의 땅에 대한 열망은 식지 않는다. 인도로 만족하지 못하고, 더 나아가서 지금의 말레이시아인 말라카까지 간다.


저자인 로저 크롤리는 본인의 감정은 빼고 객관적인 사실만 서술하면서 책을 마친다. 저자의 주관적인 입장이 빠져서 사실 더 내가 몰입해서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책을 써준 작가분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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