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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의 눈물
이동환 지음 / 한솜미디어(띠앗) / 2017년 11월
평점 :

"아내가 떠났다.
텅 빈 집.
.......
내 집이 아니였다."
p.12
아내를 암으로 먼저 하늘 나라로 보낸 주인공의 공허함과 아픔이 첫장부터 전해졌다. 『아담의 눈물』은 이동환 작가님이 직접 경험한 것이 씨앗이 되어 꽃피운 책이다. 『아담의 눈물』의 주인공의 삶이 이동환 작가님을 많이 닮았다. 교수를 꿈꾸다가 사회의 더러운 이면을 보고 학원 강사가 되서 평촌 학원가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주인공은 이동환 작가님의 또 다른 분신이다. 사실, 작가님의 아내분도 결혼 20주년이 된 해에 암으로 투병 생활을 했다. 그 생과 사의 경계앞에서 작가님이 느꼈던 감정을 이 책으로 담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감정이라든지, 대화, 편지글 들이 굉장히 사실적이고, 실제 작가님의 삶과 연계해서 읽다보니 더 감정이입되서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은 암으로 아내가 세상을 먼저 떠나고 혼자 남겨진 남편이 아내가 쓴 편지를 발견한다.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그는 편지를 읽으면서 아내와 교감하는 소중한 시간을 갖는다. 편지를 읽고, 편지를 쓰면서 과거의 만남, 연애 이야기, 결혼 생활하면서 겪었던 좋은 추억, 안 좋았던 기억 등 그 둘의 이야기가 모두 담겨있다. 편지는 그들의 삶 그 자체였다.
"남녀가 만나 사랑하고 함께 사는 일에
예습과 복습이 그 어떤 학문보다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젠 알아요."
p.192
어릴때는 사랑과 결혼은 동일하다고 생각 했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보니, 사랑과 결혼은 동일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이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어쩌면 주인공 철만은 아내가 죽은 후에 복습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안타깝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지금 없는 이 시점에서....
작가님의 아내분은 지금은 많이 호전되서 두 분이 같이 여행도 하고, 아직도 달콤한 신혼때처럼 산다고 한다. 사실, 책을 읽기전에 작가님의 아내에 대한 사랑이 담긴 글을 읽어서 그런 감정이 가능할까? 생각했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늘 바뀐다. 결혼 예물로 주는 다이아몬드가 <영원>을 상징하는 것은 사랑이 변한다는 것을 알기에 다짐하고, 다짐하면서 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 했었다. 그래서 20년 넘은 시간을 꾸준히 사랑이라는 감정을 유지, 아니 더 사랑할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이 소설을 읽고 나서 작가님의 글들이 이해가 되었다.
어쩌면 작가님은 본인 아내를 잃을 수 있는 극한 상황에 처하면서 더 소중함을 알게된 것 같다. 그래서 이 소설을 통해서 지금 서로 가까이에 있는 아내, 남편, 자식들에게 아끼지 말고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지를 읽으면서 떄론 미소를 짓고, 때론 가슴이 저렸다. 너무도 예쁜 표현들을 담아서 보는 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아내에게 하는 다짐, 약속, 서로를 향한 사랑의 말들이 뭉클했다. 아내가 없다는 생각을 해서 그런지 철만의 글이 더 아프게 다가왔다.
책을 읽으면서 사랑이라는 감정과 결혼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