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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립도기 Trip Doggy - 털북숭이 친구 페퍼와 30일 유럽여행
권인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함께 해줘서, 너무 좋은 기억 속에
너와 함께일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사랑하는 내 연인이자 동생이자 나의 친구, 페퍼야!"
p.213
나에게도 털복숭이 친구가 있다. 푸들과 몰티즈가 나의 가족이다. 그래서인지 페퍼라는 강아지와 유럽여행한 이야기를 담은 책인 『트립도기』를 읽기 전부터 제목과 표지만 보고도 가슴이 설렜다. 강아지와 살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내가 맛있게 먹는 음식을 같이 나누지 못하고, 내가 보는 아름다운 세상을 똑같이 즐기며 볼 수 없는 것인데, 유럽은 한국과 달리 강아지가 자유롭게 지하철 탈 수 있다는 말에 유럽에 데려가면 다른 사람 눈치 안보고 자유롭게 같이 여행하고 즐길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강아지와 함께 하는 유럽여행을 상상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나도 해외여행 갈때마다 강아지를 데려가야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사실, 책을 읽으면서 좀더 신중하게 결정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강아지와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강아지와의 호흡도 중요하고, 강아지가 비행기를 타고 장시간 여행을 잘 버틸지, 건강 상태 등을 꼼꼼하게 챙겨야 된다고 말하고, 케이지에 들어가는 훈련이 안되어 있으면 기본 훈련부터 시작하라고 했는데, 많이 공감되었다. 너무 내가 욕심부리면 강아지가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여행을 위해 많이 준비했다. 유럽은 강아지에 대해 호의적이라고 해서 비행기만 타면 모든 문제는 해결되는 것을 생각했는데, 나라마다 기준이 달라서 나라별로 강아지 여권 필요한지도 체크해야 하고, 검역이나 출입국 기준이 달라서 이런 부분도 챙기고, 광견병 주사를 맞았는지 등 필요한 서류도 많아서 여행 계획시 정확하게 확인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관광지도 출입이 불가한 곳도 있어서 사전에 체크해서 루트를 짜야 한다. 생각보다 복잡하고 준비할 것이 많아서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퍼와 같이 여행을 떠난 작가가 강아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여행이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예약한 호텔에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생겨서 도착하자마자 다른 호텔로 가기도 하고, 여러곳을 가느냐고 무거운 짐을 들고 힘들게 다니기도 하고, 페퍼가 갑자기 숨을 안쉬는 증상에 놀라서 울면서 병원으로 급하게 뛰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하고, 느끼고 추억을 쌓았다. 파리, 피렌체, 로마, 스위스 등 아름다운 곳에서 다양한 친구들도 만나기도 하고, 친절한 사람들도 만나고 무엇보다 강아지의 행복한 모습을 사진과 가슴에 담고, 둘만이 공유하는 추억이 생겼다는 것이다. 많이 부러웠다. 용기와 노력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사실, 우리집 강아지중 한 녀석이 겁이 많고, 차만 타도 멀미를 해서 여행을 같이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조금씩 단거리 드라이브 하면서 멀미는 고쳤는데, 아무래도 해외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당장은 같이 여행 하지 못하지만, 조금씩 장거리 여행을 하면서 적응시켜서 나중에 해외 나갈떄 데려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강아지랑 여행을 같이하거나 식사를 같이 할 곳이 적다고 생각해서, 여행할때 때론 못 데려가기도 하고, 가서도 잠깐씩밖에 즐기지 못하는 등 제약이 많았는데, 이 책을 읽고, 안되면 가능한 방향으로 알아보고, 꼼꼼하게 체크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면서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는 노력을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트립도기』굉장히 꼼꼼하게 쓴 글이라서 실제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여행전에 준비해야 하는 사항부터, 숙소 예약하기, 비행기 탑승 기준 등 기본적인 것부터 하나하나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재미있고 감동적인 스토리와 실용적인 면을 갖춘 책이라 반려견과 함께 지내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