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하나님
주원규 지음 / 새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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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 하기엔 너무나 쓸쓸하고 고독하고,

신이라 하기엔 여전히 부족한,

이곳도 저곳도 향할 수 없는

부조리의 늪에 빠져버린 아브라함"

p. 278


모든 복을 다 가졌다는 아브라함의 이름 앞에 부조리의 늪에 빠져버린이라는 수식을 하는... 어색한 표현 같지만, 어쩌면 주인공을 가장 잘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브라함을 인간적인 고뇌를 하고, 실수도 하고, 적당히 세상과 타협하는 사람으로 보고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주인공과 닮았다는 생각이들었다.


부임한지 3년만이라는 짧은 기간안에 뉴욕 최대 규모의 한인 교회의 담임 목사가 된 정민규가 주인공이다. 자신의 욕심으로 약혼녀까지 버리고 선택한 안정적인 꽃길이였는데, 그는 불륜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그리고, 이혼당해서 쫓기듯 14년만에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다. 그는 고향에 돌아왔지만, 낯섦이라는 단어와, 알수없는 불안으로 율주제일교회에서 담임 목사로 한국 생활을 시작한다.


드라마 <아르곤>의 작가이기도 한 주원규 작가님은 실제 작은 교회의 목사라서 그런지,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표현이 리얼했다. 모든 교인이 하나님의 종으로 충실한 삶을 사는 건은 아니다. 일부는 교인이라는 탈 속에 다른 사람을 숨기고 있는데, 그런 사람이 핵심 인물로 등장해서 마음이 불편하긴 했지만, 현실속에도 타락한 인간은 존재한다. 인간의 본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비뚤어진 종교관이 어떤 모습인지를 너무 리얼하게 보여주었다.


『나쁜 하나님』을 읽으면서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황 묘사, 인물들의 생각 들이 눈에 보이듯한 생생한 표현이 인상깊었다. 제목도 파격적이고, 표지도 눈을 사로잡는 힘이 있었는데, 스토리 역시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스토리 전개가 빠르고, 반전 등이 몰입도를 높여준다. 금기와 금기를 넘은자, 종교와 타락이라는 소재를 잘 버무려서 홍미롭게 스토리를 구성했다. 목회자와 인간 사이의 방황, 부조리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능하고 나약한 인간의 모습과 심리 묘사가 뛰어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보면서 마음이 불편했다. 지적장애아들에게 성적학대하고, 폭력을 행사하고 교회라는 이름 뒤에 숨어서 온갖 추악한 만행을 저지르고, 교회에 자신만의 왕국을 만들어서 목사보다, 신보다 더 위에 있는 듯한 행동을 하는 악마같은 장로의 모습에 화가 나가났다. 그리고, 서로의 이해관계때문에 눈감아주는 언론, 검찰 등 사회 부조리의 민낯을 본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씁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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