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로소의 분홍 벽
에쿠니 가오리 지음, 아라이 료지 그림, 김난주 옮김 / 예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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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작가라고 하면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이번에 나온 신작인 <몬테로소의 분홍 벽>은 기존의 책과 달리 강렬한 남미가 떠오르는 다양하고 강한 색으로 가득한 그림이 있는 동화책이다. 그림은 어린 아이가 그린 것 처럼 투박하지만 순수한 느낌들이 들어서 책을 읽으면서 편하지만, 강렬한 색으로 인상 깊게 봤다.


하스카프라는 연한 갈색 고양이는 맑은 날이든 흐린 날이든 늘 잠을 자서 모두들 나태하고 게이른 고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하스카프는 그냥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 꿈을 꾸고 있는 것이였다. 매일 꿈에 나타나는 몬테로소라는 곳에 있는 분홍 벽에 매료된다. 그래서 몬테로소로 가서 무엇을 할지 계획도 없고, 방법도 모르면서 무작정 그 아름다운 분홍 벽을 보기 위해 집을 떠난다.

 

그렇게 같이 살고 있던 할머니와 이별을 하고 항구로 향한다. 몬테로소로 떠나는 배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우연히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몬테로소로 가는 열기구 연구원 부부를 만나게 되고, 따뜻한 부부는 하스카프를 열기구에 태워줬다. 하스카프는 드디어 원하는 몬테로소를 향해 한걸음 더 다가 가게 되었다.


몬테로소 근처에서 내려서 분홍 벽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배는 꼬르륵거리지만 하스카프는 다른 사람에게 동냥을 하거나 쓰레기를 주워서 먹지 않는다. 힘들어도 사냥해서 통통한 쥐를 잡아서 먹는다. 이 낭만 고양이 하스카프는 쥐도 그냥 먹지 않는다. 요리를 하고 있는 부인에게 부탁해서 오븐에 구워서 하스카프가 원하는 식으로 요리해서 즐긴다.


분홍 벽을 가는 길은 순탄하지는 않다. 산도 건너고 물도 건넌다. 길을 가다 하스카프는 거리의 악사를 만나서 멋진 음악도 듣고 함께 하자는 제안도 받지만, 쿨하게 거절한다. 비가 오면 비도 맞고, 할머니와 살때는 미용도 하고 관리 받는데 지금은 지져분하고 초라한 모습이라 처량하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여행을 멈추지 않는다. 걷다 지치면 불쌍한 연기를 해서 차도 얻어 타기도 하고, 멋지고 시원한 바다와 맛있는 생선들도 만나지만 하스카프는 결코 그 자리에 만족해 하지 않고 꿈을 향해 또 떠난다. 며칠을 지붕위를 걷고, 들판에서 하늘을 이불 삼아 잤다. 그리고 드디어 파랑만장한 여행길 끝에 몬테로소의 분홍 벽 앞에 서게되고, 하스카프는 행복감에 젖어 잠이들고 분홍 벽에는 연한 갈색 고양이의 무늬가 더해진다.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은 몇이나 될까? 아마도 전공, 꿈, 직업이 다른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현실적인 이유로 꿈과 다른 일을 하며 산다. 내가 낭만 고양이라고 부른 이유는 하스카프는 목표를 정하고 다른것을 보지 않고 그 꿈만 향해 간다. 그리고, 그 길을 즐기며 가는 모습을 보면서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꿈을 향해 가는 길에는 어려움도 있고, 현실적인 제안도 있고, 좀더 편하게 살 수 있는 길도 있지만 다 거절하고 꿈만 보고 간다는 건 쉬운 것이 아닌데 망설임 없이 모든걸 버리고 꿈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 꿈을 따라 가는 길에 하스카프는 여유롭고, 행복하고, 그 과정을 즐긴다. 참 행복한 고양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어딘가에는 이런 고양이처럼 자신의 꿈을 향해 인생을 즐기며 사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가슴 따뜻해지기도 했다. 짧은 동화지만 따뜻함과 행복함으로 물들은 시간이 오래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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