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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화로 읽는 한국 문화유산 - 펜 끝에서 살아난 우리 건축 천년의 아름다움
김영택 글.그림 / 책만드는집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20대때 유럽이나 중국의 건축물을 보다가 우리 건축물을 보면 왜소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우리 건축물의 멋을 잘 모르던 시절이였다.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 유산' 시리즈를 좋아해서 책도 보고 직접 가서 보면서 어느순간 더 큰 작품이라는 것을 깨달게 되었다. 우리 선조들이 남긴 건축물들은 '얼마나 주변과 어울리게 지었는냐' 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였다. 그래서 건물을 웅장하게 짓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산과, 강과 나무들과 어울리는 자연과 하나가 되는 더 큰 스케일의 작품인 것이다. '펜화로 읽는 한국 문화유산'은 그런 선조들의 지혜를 잘 담은 펜화가 수록되어 있다.
펜화를 보고 있으면 우리 문화 유산의 아름다움에 놀라고, 김영택 화백님의 세심한 터치에 놀란다. 세밀한 묘사는 하루종일 그려도 가로 세로 10cm 밖에 못그리고, 보통 4절 규격의 펜화 한장은 열흘이 걸린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컬러풀한 작품에 익숙해서 그런지, 펜화가 굉장히 신선하고 흑과백으로 많은 것을 표현 할 수 있고, 아름답고 현장의 감동이 그대로 전해지는 작품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 감탄스럽다.
김영택 화백님은 작품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건물물과 조화롭지 못한 나무는 배제하고, 관계자분께도 나무를 제거 하시도록 제안도 하시고, 옛 건축물에 철로된 계단 등 현대의 조형물은 삭제하고 약간의 보완해서 작품을 완성해서 좀더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나게 된다.
경상도, 전라도, 경기 등 전국 방방곡곡 멋진 문화 유산을 찾아가서 완성한 작품들과 화백님이 답사하면서 느낀 점이나, 간략한 답사 가이드 및 팁이 있고, 때론 문화 유산의 작품 하나하나를 풀어서 디테한 설명을 하기도 하고, 국보와 보물에 대한 설명, 문화 유산의 유래나 역사적 사실과도 연계한 내용과 펜화가의 삶이나, 작품과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도 같이 수록되서 글을 읽는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답사지와 글이 체계적이지는 않는 느낌이 든다. 특정 지역에 작품이 몰리는 경우도 있고, 답사지가 부족한 지역도 있고, 글의 경우도 다양한 스타일을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부분이 있지만 일부 답사지는 자세한 설명이 있고, 일부는 일상적인 내용이 주가 되는 경우가 있어서 약간 아쉬웠다. 그러나, 펜화가의 시각에서 보고 우리 문화유산을 멋진 작품으로 탄생 시킨점과 그런 멋진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