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으로 산다는 것 - 조선의 리더십에서 국가경영의 답을 찾다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왕으로 산다는 것' 책을 덮고 나서 오랜만에 매력적인 책을 읽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게 보면
세가지의 매력이 있다.


첫번째는 저자에게 있다. 내가 신병주 교수님을 처음 접한 건 조선왕조의궤 관련 다큐에서 인터뷰였다. 전문적인 내용이 나와서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일반 대중에게 쉽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후에 팟캐스트에서 조선왕조실록을 다루면서 조선시대의 왕들의 재미있는 스토리를 이야기 하는 것을 듣고 팬이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신병주 교수님의 매력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신병주 교수님 특유의 유모와 사극을 다룬 드라마나  CF 등과 연계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고, 생소한 이야기, 어려운 이야기를 쉽고 자세하게 설명한다. 역사학자로의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들어가 있다. 안타까운 상황이나 인물, 조명이 필요한 왕, 본받아야 하는 정책과 현 시대의 리더들이 하지 말아야 하는 것 등 역사와 현재를 연결해서 메세지를 주고있다.


한국사는 학교에서 교과서로 배우고, 졸업하면서 전공자가 아니면 한국사에 대해 깊이 있게 학습하거나, 책을 읽기가 사실 쉽지 않다. 나는 평소 한국사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책을 읽는 편인데도, 몰랐던 사실들이 많고,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잘못 형성된 이미지로 본질을 못 보는 경우도 있는데, 이 책에서 왜곡된 이미지나, 조명을 받아야 하는데 가려진 왕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고 있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재미가 있다.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하는 지식을 얻는 재미가 이 책의 두번째 매력이다.


마지막으로 감탄했던 것은 사료를 많이 사용해서 저자의 주장의 신빙성을 더하고, 사료를 보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제일 반가웠던 것은 왕들의 친필 시 등을 삽입한 부분이였다. 명문장가라 칭송 받았던 문종의 글도 있고, 숙종, 영조, 효종 등 여러 왕들의 글을 만날 수 있다.

 




쉽게 볼 수 있는 자료가 아니라서 흥미로웠고, 왕이 직접 쓴 글을 보니 기분이 묘하면서 솔직한 감정을 담은 시를 보면서 왕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고, 왕들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어서 신선했다.


책에서 다룬 왕들중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었다. 특히, 광해군은 연산군과 같이 폭군으로 치부하는 것이 안타까웠는데, 저자도 이 부분을 다뤘다. 광해군의 뛰어난 외교술과 상황판단 능력, 위기에서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하면서 백성과 함께 나라를 지키는 것을 보면서 지금 우리 시대에 필요한 리더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반복되는 일 속에서 과거의 잘못을 발판 삼아서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고, 결과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 한다. 국가 위기때 나라를 버리고 자신의 안위만 생각했던 선조, 이승만... 다시는 이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한 나라를 이끌어갈 사람들은 역사를 바르게 배우고, 역사속에서 배울 부분은 배우고,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보고 경계를 했으면 좋겠다.


나는 숙종을 떠올리면 장희빈이 떠오른다. 사화를 일으킨 장본인, 그 외에 여러 추문에 싸여서 사실 숙종을 저평가 했다. 이 책을 통해 잘못된 이미지와 오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꽃은 하루 아침에 피는 것 아니다. 꽃이 피기 위해서는 수백번의 벌과 나비 등을 곤충들의 교류가 있고, 바람이 있어야 하고, 햇빛이 있어야 하고, 땅과 물이 있어야 한다. 나는 조선왕들중 제일 존경하는 왕은 정조이다. 업적도 많고, 리더십과 명석한 두뇌, 정확한 판단력 등 정조를 좋아하는 이유는 많다. 그런데, 영조와 정조가 화려한 꽃으로 피기 위해 숙종이 바람이 되고, 물이 되고, 거름이 되어준 것이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신권을 약화 시키고 왕권을 강화 시키고, 경제의 기본 틀을 닦고, 정치적 기반을 닦아준 결과인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왕들을 좀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볼 수 있었다. ​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반복되는 상황속에서 옳은 선택을 통해 결과를 좋게 바꿀 수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이 시대에 필요한 리더가 어떤 사람인지 리더를 보는 안목을 키우고, 리더 자질이 없는 사람이 리더가 되었을때 나라를 어떻게 망가트리는지를 보고 올바른 리더를 선택하는 눈을 키워서 모두가 행복해지는 사회를 만들어 가길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