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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붕어의 작가별 취업 면접 : 고전편
참붕어 지음 / 다생 / 2015년 7월
평점 :
공자, 버지니아 울프, 이상, 알베르 까뮈, 니체, 레프 톨스토이, 세익스피어, 쌩 떽쥐베리, 조지 오엘, 찰스 디킨스 등 유명한 작가와 철학가, 사상가 등의 저서나 말을 패러디해서 취업을 해본 사람이나,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패러디라는 것이 핵심 포인트를 잘 잡아서 창의적으로 변형해야 참 맛을 알 수 있는데 참붕어 작가(?)님이 핵심을 콕콕 잘 짚어서 취업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아냈다. 너무 재미있어서 읽는 내내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은 고전편으로 고전책을 패러디 했다. 각 장마다 고전 작가의 특징을 잘 살리고 그 말투라던가, 글의 스타일에 충실하게 썼다. 마치 실제 그 작가가 빙의 된 것 처럼 특색이 잘 녹아있다. 제일 많이 공감되고, 가장 많이 웃었던 것은 공자와 백수와의 대화였다.
"선생님, 또 떨어졌습니다."
"도가 같지 않으면 서로 일을 도모하지 않을 것이니라. 백수야, 서류전형이 떨어진 즉시 타 회사에 지원하니 마음이 편안하겠느냐."
"그래야 임관을 할 것이 아닙니까"
"그게 좋다면 좋을 대로 하거라. 무릇 군자는 한 번에 여러 이력서를 접수하지 않는 법이니라"
(중략)
"백수의 인하지 못함이 아쉽구나. 군자는 임관에 실패하더라도 삼 개월의 예를 지킨 후에야 제대로 된 이력서를 써 낼 수 있음이나라"
"회사는 일 년에 한두 번만 공채 등용을 벌이지 않느냐. 그서은 명백히 구직자에 대한 예의이나라"
마가복음을 패러디 한 부분도 나온다.
5.면접관 가라사대 너의 토익 점수가 몇점이느뇨
6.요한이 이르시대 토익점수가 구백사십점이라 나보다 능력 많으신 분이 내 뒤에 오시나니
7.너희들은 그분을 시험 할 수 없으리라
8.그러자 면접관이 오만방자하게 비웃더라
9.지켜보시던 삼십일번 면접자가 면접관에 이르사대
10.나를 채용하라 하시니
11.면접관이 어이없는 눈빛으로 강도보듯 하여 이르사대 네 오만함을 회개하라
12.그때에 삼십일번 면접자 가라사대 나는 갈리리 나사렛으로부터 온 공인회계사 예수이니라 곧 치느짐의 나가가 너희를 국제회계기준으로 심판하러 오시니라
(중략)
21.너 나사렛 예수는 치느님의 복음이나 배달하는 전도사가 되거라 하며 문 밖으로 쫓아내더라
22.이에 예수계서 가라사대 '치느님 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재미있었는데 성경을 패러디 한다는 것과 예수님의 행동과 말씀을 웃음거리로 만든다는 것이 이 한편으로는 마음이 쫌 편하지 않았는데, 작가도 마음에 걸렸는지 마지막장에 한줄의 말을 남긴다 "하느님, 예수님... 153번째 물고기 참붕어를 부디 용서해주세요. 사랑합니다"라고... 작가의 센스에 다시 한번 놀랬다. 작품은 작품 그대로 있는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듯하다.
그 외에도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패러디해서 여주인공의 취직 노력에 취집을 준비하라는 주변의 말과 취집을 하려는 여자들의 사교 파티 등을 나타냈는데 취직이라는 주제를 이런 소설과 접목시킬 수 있는지 작가의 창의력과 표현력에 놀랬고, 고전과 현재의 이슈가 만나서 새로운 작품이 탄생한 것이 멋지다고 생각들었다. 내용도 지금 사용하는 줄임말과 재미있는 요소가 군데군데 숨어 있어서 한참을 웃으며 봤다.
작가는 제목도 재미있게 패러디를 했다. a little prince는 'a little problem'로 바꿨다. 난중일기는 '면접일기', 변신은 '변태, 그리스인 조르바는 '취업인 카잔차키스', 오만과 편견은 '루머와 편견' 그 외에도 백수뎐, 구직에 대한 기억, 절망의 완성, 호통소리 등등 재미있게 작명해서 책의 재미를 더 했다.
책을 덮으면서 유쾌한 시간이였다는 생각이 들면서 '현대편'도 곧 출간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