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명화로 보는 남자의 패션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15년 7월
평점 :
평소 그림에 관심이 많아서 종종 미술 전시관을 찾는데, 인물화가 있는 경우 표정을 유심히 보거나, 색깔 톤, 작업 기법 등을 보면서 화가가 표현 하고자 하는 것이 뭔지를 생각하면서 봤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놓쳤던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패션을 통해 여러가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였다. 그림을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알프스 산맥을 넘는 나폴레옹' 그림에서 나폴레옹의 당당함을 나타내기 위한 작가의 세심한 표현을 알 수 있었다. 칼라 하나에 따라 그림속 주인공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놀랍다. '작가 로베르 드 몽테스키외 백작' 그림에서는 적절한 소품을 사용함으로 스타일을 살게 할 수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남자들의 패션을 나타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라고 생각 했는데 다양하다. 그 중의 하나가 수염이다. '찰스 1세의 기마 초상'에서 보면 수염을 기르고 있는데 수염도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 되었다. 히틀러가 수염이 없다면 지금의 이지미도 조금 달랐을 것 같다. 수염은 다양한 모양으로 다듬거나, 수염 전용 항료를 바르거나, 금가루를 뿌리거나, 염색을 하는 등 하나의 표현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요즘은 화장하는 남자들이 심심치 않게 있고, 남자 전용 파우더도 나오는 세상이라 화장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지만, 10-20년 정도 전에는 화장은 여자만 하는 것으로 인식 되었는데, 예전에는 화장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네'라는 작품을 보면 그네를 타는 아름다운 여성보다 더 눈에 띄게 아름다운 꽃미남이 나온다. 하얀 얼굴이 미의 상징으로 되서 남자들도 하얗게 화장하고, 볼은 분홍색으로 볼터치를 했다. 젊은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닌 노인들도 화장을 즐겨 했다니 정말 재미있는 사실이다.
여러 명화를 통해서 여러 시대의 남자들의 패션을 보다보니 남자의 패션도 다양한 변화가 있었고, 화려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화려한 패션이 여자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 했었는데, 계급 사회에서 지배층은 부와 지위의 상징처럼 된 거치장스러운 장식과 화려하고, 불편한 옷들을 입고, 뾰족하거나 굽이 높아서 신기 불편했던 신발들을 즐겨 신었다. 프랑스 혁명을 거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변화를 겪어왔다. 남자들이 긴 바지를 즐겨 입기 시작한 것이 불과 200년 정도밖에 안된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명화를 통해서 패션을 본다는 것은 단순히 옷을 무엇을 입었느냐를 떠나서, 어떤 신발을 신고, 어떤 장식을 하고, 어떤 색을 사용했는지, 어떤 무늬가 있냐에 따라서 그 사회의 분위기, 문화상을 읽을 수 있고, 한 인물의 사회적 지위, 성격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다양한 시작에서 날카롭게 명화를 보는 방법을 제시하면서 명화를 보는 다른방법과 소소한 재미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