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분노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7월

책을 덮고 떠오른 생각은 가장 두려워 하고 항상 조심해야 하는 것은 사람의 편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 역시 편견에 노예가 되서 편협하게 단정 짓고 예측했던 일들이 다 틀리다는 것을 깨달게 되었다. 불신이 만든 허상과 믿음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소설은 도쿄의 단독주택에서 살해된 부부의 사건으로 시작된다. 복도에는 '분노'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다. 여러 제보를 통해 몽타주가 만들어지고 전국으로 지명수배가 된다. 이야기는 3명의 수상한 남자와 연결되는 사람들의 스토리로 전개된다. 

순박하고 통통한 아이코는 어느날 남자친구가 아닌 다른 학생과 잠자리를 갖게되고 이 일이 발각되면서 남자는 떠나고 나쁜 소문에 휩싸인다. 그리고 그녀는 가출한다. 몇년을 수소문한 끝에  아버지는 그녀를 찾았다. 그녀는 성매매 하는 곳에서 남자들에게 거의 장난감처럼 다뤄지고 짖밣힌 상태라서 아버지인 요헤이는 가슴 아퍼한다. 

통신회사 계열의 대기업에 다니는 유마는 게이다. 늘 sns로 섹스 상태를 찾고 일회성으로 즐긴다. 그의 어머니는 호스피스에 있다. 암 수술을 여러번 하고 간신히 생명을 위지 하고 있다.

고등학생인 이즈미는  갑자기 오키나와로 도망치듯 이주한다. 어머니의 잦은 불륜으로 도망 다니는 것이 익숙해진 아이였다.

이들은 비밀이 많고 수상한 사람을 만난다. 범인이 1년 넘게 잡히지 않아서 공개수사를 하게되었고 이를통해 제보가 하나 둘씩 들어와서 새로운 단서를 찾게 된다. 게이로 추정되서 여장 사진도 같이 몽타주에 실는다. 왼손잡이에 얼굴에 점이 세개가 있으나 성형을 해서 점이 없을 수도 있고 얼굴도 다소 바뀔 수 있고한다.

아이코는 아버지에게 점심 도시락을 매일 배달 하다가 얼마전에 새로 들어온 직원을 만나게 된다. 하숙하는 그에게 다가가 말동무도 되어주고 도시락도 전해주면서 그 둘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요헤이는 그가 탐탐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과거를 알고도 받아준 것이 고마워서 동거를 허락하게 된다. 

유마는 섹스 파트너를 찾아다니다 구석에서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고 그에게 묘한 감정을 갖게된다. 갈 곳 없는 그에게 당분간 지낼 곳 없으면 같이 지내자고 제안 한다. 유마는 그의 어머니 문병을 자주 가서 말동무 해주고 다른 가족도 그를 받아주는 것을 보고 점점 그에게 끌리게 된다. 

이즈미는 같은 학교 다니는 다쓰야와 친해진다. 어느날 다른 주변 무인도에 놀러갔다가 폐허 더미에서 한 남자를 발견한다. 선한 여행객처럼 보이는 그는 자신이 있는 것을 비밀로 해달라고 한다. 그 후로도 이즈미는 그가 걱정되서 종종 그를 찾아가고 같이 커피도 마시면서 그와 친구가 된다.

어느날 세 명은 조금씩 그들이 만난 이 새로운 사람에 대해 수상한 기운을 느끼기 시작한다. 요헤이는 뒷조사를 하다가 아이코의 연인이 가명을 쓰고 도망다니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코는 그가 그의 부모님의 빚때문에 야쿠자에게 쫓겨 다닌다고 하면서  믿어 달라고 했지만 그녀도 그가 공개수배된 살인범과 체격,  나이가 같고 신분이 확실하지 않아서 점점 의심하기 시작한다. 요헤이는 아이코가 행복해질 리 없다는 생각 때문에 더 그 남자를 의심한다.

유마는 게이 친구들이 집에 도둑 들었다는 소리를 듣고 직업도 었이 떠도는 그가 혹시 그런건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의 얼굴에 점이 세개가 있는 것을 보고 더욱 살인범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어느날 그가 사라지자 그가 새 남자가 생겨 떠났고 원래 만난 것도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본 것이라며 스스로 위로를 하지만 점점 왜 그랬는지 궁금해지고 그를 걱정을 한다.

이즈미는 비밀을 끝까지 지켰지만 우연히 다쓰야가 무인도에 몰래 있는 그를 발견하고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 보내는 그에게 다쓰야네 팬션에서 숙식 하면서 일하는 것을 제안 하고 둘은 친한 사이가 된다. 그러다 셋이 국제거리서 만나서 술한잔 하고 헤어졌는데 이즈미는 미군에게 강간 당할 뻔한 일이 생기고 그가 다쓰야에게 듣고 격분한다. 

공개수사중인 범인의 단서가 조금씩 좁혀져 갔다. 아이코는 그의 연인이 진짜 야쿠자에게 쫓기는 것을 보고 그를 믿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고 유마는 경찰서에서 그의 동거남을 아냐는 전화를 받았지만 모른다고 한다. 우연히 동거남과 만난 여자를 보게되서 그에대해 묻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가족이 없는 그는 병을 갖고 있었고 죽었고 길거리에서 사체로 발견 되었을때 그의 주머니에서 유마의 전화번호가 있었다는 것이다. 유마는 그를 믿지 못한 것과 그를 모른다고 한 것에 마음 아퍼한다.

오키나와까지 수사망이 좁혀지고 이즈미는 무인도에 갔다가 벽에 분노라는 글을 보고 놀란다. 다쓰야 역시 그 글을 발견하고 밑에 이즈미 강간 현장에 그가 있었고 강간을 성공 하지 못한 것을 비꼬는 말이 써 있는 것을 보고 분노는 극에 치닫고 칼로 그 남자를 찌른다. 살인범이 죽으면서 사건이 마무리된다.

소재도 흥미롭고 캐릭터들과 사건들이 특이해서 몰입도가 높고 글의 전개 속도가 빨라서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봤다. 작가의 치밀한 단서들을 쫓으며  나름의 상상도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고 후반으로 가서 반전에 소름이 돋았다. 

의심은 불신을 낳고 그것으로 모든 관계는 흔들린다. 또한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믿는 것도 위험하다. 한 면만 봐서 편견이 생기고 진실은 숨게된다. 편견 갖지 않고 진실을 보는 눈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