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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 고길동을 부탁해 ㅣ 둘리 에세이 (열림원)
아기공룡 둘리.김수정 원작, 김미조 엮음 / 열림원 / 2023년 5월
평점 :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를 때도 있어요.
그러나 보이지 않는 길은
끊어졌거나
사라진 게 아니에요.
그냥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죠.
당신이 쓰고 있는 안대를 풀어 봐요'
길은 그곳에 있어요."
p.35
어린시절 아기공룡 둘리를 좋아했던 기억이 아직도 있다. 귀여운데 할 말은 다 하고, 구박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자기 할 일을 하는 둘리가 참 부러우면서도 신기한 캐릭터였다. 이런 둘리가 『둘리, 고길동을 부탁해』 로 책으로 나왔다. 좋아했던 캐릭터들을 책으로 만나니 기분이 새롭고, 너무 반가웠다.
엄마를 찾아서 둘리가 지구에 나타난 것이 벌써 40년 전인 1983년이다. 생각보다 오래된 캐릭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혀지지 않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라는 것이 신기했는데, 책을 보다 보니 이유를 알 것 같다.
귀여운 캐릭터 그림과 위로의 글도 좋았지만 한 장씩 만화 컷도 들어 있다. 오랜만에 만화책을 읽는 기분도 들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렇다고 내용도 가벼운 것은 아니다. 둘리가 툭툭 던지는 말이 가슴에 콕콕 박히기도 하고, 내가 잊고 있는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기도 하는 등 책을 덮고도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다.
이 책은 지금 치열하게 하루 하루 살아가는 사람, 가장의 무게로 축 쳐진 어깨를 가진 사람, 길이 막힌 것 같아 막막한 사람,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딱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른을 위한 위로의 글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지인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특히 책을 읽으면서 남편이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남편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