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랑 - 김충선과 히데요시
이주호 지음 / 틀을깨는생각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나는 조선인인가, 일본인인가.

이들은 전쟁으로 인해 죽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

p.245

김충선... 사실 『역랑』을 읽기 전에는 자세한 그의 삶을 알지 못했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 임진왜란때 한국으로 귀화한 왜인 장수가 있다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정도만 알고 있었다. 원래 조선인이였고, 일본으로 건너가 장수가 되서 왜란에 참가했다가, 전쟁에서 조선군 장수로 앞장 서서 나가서 싸운 인물이 김충선이라는 것은 처음 알았다.


『역랑』은『광해, 왕이 된 남자』의 작가인 이주호의 6년만의 신작이다. 멋진 작품을 쓴 작가분이라서 그런지, 필력이 뛰어난 작품이다. 역사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이 더해진 책들은 어찌보면 뻔할 수 있는 스토리라서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에 펼쳐질 내용을 궁금하게 하는 흡인력을 가진 묘한 매력을 가진 책이다.


"네가 어찌 살려고 하느냐, 살아도 산 것이 아니다."

p.281

이순신, 신립, 히데요시, 권율 등 역사속 인물들을 이곳에서 만나게 된다. 전쟁이 일어난 시기에 세상 혼란기, 죽음의 문턱에서의 그들의 모습과 생각을 잘 담았다. 그들의 고뇌와 생각이 피부에 와닿는 생생한 표현으로 담았다. 특히, 김충선이 본인이 누구인지, 전쟁에서 왜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야 하는지... 내적 갈들을 잘 표현했고, 장수의 자리에서 오는 고뇌 등을 잘 담았다.


"전 일본의 장수로서 조선 사람을 죽였습니다.

이 죄를 어떻게 씻을 수 있겠습니까?"


"죄는 씻는 게 아닐세,

목숨을 거둔 죄,

더 많은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그무게가 좀 가벼워지지 않겠는가?"

p.371

이 소설에서 인상 깊은 장면이 세 군데가 있다. 이순신과 김충신, 히데요시와 김충선의 만남이다. 김충선이 '히로'라는 이름을 버리고 김충선이라는 이름을 얻게되는 계기가 되었던 조선 문인 장수를 죽였이던 장면이다. 


특히, 이순신과의 만남에서 감동을 받았다. 이순신을 암살하려고 간 김충신은 그가 지키고자 한 사랑하는 여인이 죽었다는 사실을 듣고, 암살을 할 이유가 사라진다. 슬픔에 빠진 찰나에 이순신 장군 부하들에게 잡힌다. 이순신 장군을 자기를 죽이려 했던 이를 용서하고 그에게 조선을 위해 싸울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순신 장군의 비범함이 독보이는 장면이고 뭉클한 감동을 준 장면이다.


『역랑』영화화 해도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뛰어난 필력으로 책으로 만나면 더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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