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문자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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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하냐는 물음에 사로잡혀 틀림없이

제삼의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사람들은 그런데, 라고 토를 달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란 나약한 동물이다."

p.7


『11문자 살인 사건』은 모놀로그부터 인상적이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데, 그 중에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를 제일 좋아한다. 사건 소재도 신선하고,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 단순하지 않고, 같이 추리하고, 생각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서 몰입해서 읽게된다. 그래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을 좋아하는데, 이 책 역시 실망 시키지 않는다. 1987년에 쓴 작품이라고 하는데, 지금 읽어도 세련된 추리작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인도로부터 살의를 담아' 이 11문자가 이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단서이다. 추리소설 작가가 주인공이다. 어느날 남자 친구가 살해되자 여러가지의 의문을 갖고 사건을 파헤쳐가는 소설이다. 진실에 다가가면서 수상한 사람은 점점 늘어나고, 관련자들이 하나씩 살해를 당한다. 주인공은 차분하게 실마리를 풀어가는데, 잔인한 진실과 마주한다.  


"최선의 선택이란 게

모든 사람을 구하는 걸 뜻합니까?"

p.331


"어떻게 자신의 생명을 걸었다고

그런 대가를 요구하는

비열한 짓을 한단 말이오."

p.330

『11문자 살인 사건』을 읽으면서 정의와 선하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되었다. 자신이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 외면하는 것은 용서 받을 수 있는 것인가? 생명을 살려주는 대가로 비윤리적인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인가? 죽어 마땅한 사람은 있는 것인가?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책이다. 내가 책속의 인물이였다면 어떻게 행동했고, 어떤 말을 했을까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늘과 바다가 한 바퀴 빙 돌더니

갑자기 발밑이 가벼워졌다."

p.238

히가시노 게이고는 추리 내용과 반전으로 쾌감을 주는 책인데, 사실 표현도 굉장히 아름답기도 하고, 묘사가 뛰어나다. '현기증이 났다'라는 무미건조한 표현대신 생생한 표현으로 상황이 머리속에 이미지로 다가오게 한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도 영화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보는 재미가 있는 소설이다.


사실, 스포를 하지 않기 위해 스토리는 가급적 언급하지 않았다. 『11문자 살인 사건』히가시노 게이고 그 이름에 걸맞는 작품이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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