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 한 장 그램책. 정말 한 장 한 장 자세히 보게되는 책이다. 책을 덮었다가 다시 들여다보면 아까 보지 못한 그림이 쏘옥 하고 고개를 내민다. 아직도 숨어있는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림책 작가이신 이억배 선생님의 책이다. 책의 크기가 압도적으로 커서 처음 받아 들었을 때 어찌나 놀랐는지 모른다.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이대로 원화 전시를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까지 이억배 선생님이 그리신 그림책을 몇 권 본 적 있다. 그 책들의 등장인물들을 여기서 만나볼 수 있어 반가웠다. 옛 추억에 잠기듯, 옛 친구를 만나듯 책장을 넘기게 된다. 몇몇은 보지 못한 책들의 인물들도 있었는데 이 챡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등장인물 소개를 보면서 거꾸로 이야기를 상상해보는 재미도 있었다.많은 이야기 없이도 참 많은 이야기를 담은 책, 한 장 한 장 그림책을 추천한다. 한 번만 스윽 보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꼭 여러 번 들추어보길 바라면서.
올해 초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딸아이가 갑자기 과학이 재밌어졌다고 말했다. 온 집안이 대대로 문과였기에 과학을 재미있어 하는 딸아이가 신기하기만 했다. 그 때부터였다. 나도 과학과 관련된 책에 손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 책도, 이전의 나였다면 그냥 지나쳤을텐데 최근의 변화가 이 책을 선택하게 한 것이다.과학은 재미있다. 알면 알 수록 더욱 그렇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화학에 대해 알지 못했던 여러가지 정보가 담겨있고 화학에 대한 오해를 풀고 앞으로 화학이 나아갈 길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만든다.이 책은 몇 년 전 우리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피해자 가족을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화학에 가장 큰 반감을 가지고 있을만한 주인공인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가 더욱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화학을 그저 나쁜 것이라고 생각했던 주인공이 화학에 대해 제대로 알게되고 화학의 양면성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고민할 때 읽는 이도 함께 마음을 다해 고민하게 된다.가장 좋았던 부분은 마지막 부분이다. 백년, 천년, 만년 뒤를 생각하는 화학이라니. 절망적이기만 했던 미래의 모습을 보고 포기하고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존중하는 화학, 지구를 생각하는 화학, 안전한 화학에 대한 희망을 갖게된 점이 좋았다. 읽는 이로하여금 같은 희망을 품게하는 좋은 책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다.
이렇게 짧은 글, 간단한 그림에도 이토록 큰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바로 그림책의 매력이 아닐까. 늘 고생하는 건 오른손이다. 충분히 억울할만 하다. 나도 노력했다고, 해 볼 기회도 주지 않았냐고 왼손이 항변을 해봤자 오른손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종이가 구겨지고, 결국 양손은 서로 싸운다.오른손이 다치고 말았다. 그제서야 왼손의 입장이 보인다. 왼손의 어려움이 보인다. 노력하는 왼손이 보인다. 마침내 두 손이 서로 마주보며 합쳐지는 순간은 아주 작은 계기였지만 서로가 아니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양 손의 이야기이면서 형제 자매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 친구와의 이야기 같기도하다. 그리고, 내 이야기 같다. 왼손이든, 오른손이든 어떤 입장에 있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보고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속담을 맞추는 게임을 종종 보게 된다. 누구나 알법한 속담을 빠르게 맞춰야 하는데 그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틀리는 모습을 통해 웃음을 이끌어낸다. 쉬운 속담을 계속해서 틀리는 모습을 보고 티비를 같이 보던 누군가가 초등학교때 다 배웠을 텐데라며 혀를 찬다. 그러고보니 초등학교에서 속담을 따로 가르친 적이 있었던가.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당연히 알거라 생각하는 이런 상식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배운단말인가. 생각이 많아졌다. 반가운 책을 만났다. 하루한장 초성퀴즈 초등 속담쓰기라는 책이다. 배려소통이 자란다, 자존감이 자란다, 사고력이 자란다 라는 부제목으로 관련 속담을 모아놓았다. 초등국어 2~4학년 교과와 연계했다고 한다. 여러모로 반가운 책이다. 하루한장 으로 익힐 수 있는 부담 없는 분량에 속담 뜻 풀이와 활용, 반대 표현까지 나와있어 구성이 알차다. 큐알코드를 통해 영상으로 확인해 볼 수도 있어 더욱 좋다. 한 권에 20개의 속담이 있다. 매일 해서 한 달에 한 권 끝내는 것도 좋겠지만 일주일에 하나씩 익혀 한 학기에 한 권을 끝내는 것도 좋겠다 싶다. 부록으로 속담카드도 제공되어 간단한 퀴즈 놀이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해마다 새롭게 만나는 학생들 중 감정 표현이 서툴거나 감정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한 둘씩은 꼭 있다. 그래서일까, 학기 초에 그 친구들을 빨리 파악해서 그들의 감정을 알아주고 바르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사의 또다른 덕목이 되었다. 나름대로 아이들과 교감를 잘 한다고 생각했던 나였지만 해가 갈수록 이 일이 점점 더 버거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는 특히 더 그랬다. 그래서 이 책을 만난 것이 너무도 반가웠다. 물론 이 책을 통해 감정 수업이라는 말을 처음 접한 것은 아니었다. 여러 자료들과 연수들을 통해 감정을 다루는 수업들을 어깨너머로 들여다보긴 했지만 좀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감정 수업을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였다. 책을 시작하면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약점을 노출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감정을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다른 사람과 갈등을 빚는 것이 더 나의 약점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라는 말에 큰 공감이 되었다. 또 '감정에는 좋고 나쁨이 없지만 행동에는 옳고 그름이 있다.'라는 말을 읽고 이 이야기들을 학생들을 지도할 때 꼭 새기도록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구체적으로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말 그대로 감정 수업에 대한 예시가 있다는 점이다. 감정 알아차리기, 감정 받아들이기, 감정 표현하기, 감정 조절하기의 각 단계에 작용할 수 있는 수업 활동이 소개되어 있어 현장에서 바로 적용해 볼 수 있는 바이블이 될 것 같다. 책의 마지막에 감정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고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맺는 말이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많은 선생님들이 이 책을 읽고 나아갈 힘을 같이 얻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