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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엄마 안녕, 로마 ㅣ 웅진책마을 116
김원아 지음, 리페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평점 :
'아름답고 이국적인 로마에서 펼쳐지는, 열세 살 승아의 엄마 되찾기 프로젝트' 안녕, 엄마 안녕, 로마를 읽었다. 책의 제목과 표지 그림은 뭔가 아련한 느낌을, 뒷표지에 있는 책에 대한 짧은 설명은 뭔가 활기찬 이야기일 것 같은 느낌을 주었지만 정작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둘 다 아니다.
책의 줄거리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2년 전 홀연히 떠나버린 엄마를 만나기 위해 로마로 향하는 승아의 이야기이다. 엄마가 왜 떠났는지, 그 동안 왜 연락 한 번 없었는지 승아는 궁금하기만 하다. 한편으로는 자신이 로마에 가면 엄마를 설득해서 다시 한국으로 데리고 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그리고 결국 로마에 도착해서 엄마를 만났지만 승아의 궁금증도, 기대도 어느 것 하나 해결되지 않는다.
로마에서 만난 엄마의 모습에 글을 읽던 나도 승아 만큼이나 당황했다. 가족을 남겨두고 떠난 엄마라기엔 너무나 당당하고 밝은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나도 어지간히 편견에 사로잡혀 있구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이야기의 끝까지도 엄마가 떠난 이유라든지 앞으로 이 가족이 어떻게 될 것이라든지에 대한 분명한 언급은 없다. 오히려 큰 여운이 남는다. 떠난 이유가 중요할까, 앞으로의 상황이 중요할까. 중요한 것은 이 순간 엄마와 승아가 서로를 이해하고 가족이 서로의 현재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한 번씩 가만히 책을 덮고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나도 모르게 승아가 되었다가, 엄마가 되었다가 했나보다. 글로 다 쓰지 않아도 전해지는 울림이 있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