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영의 친구들은 6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예상치 못한 친구의 죽음을 경험한다. 이 책은 이 놀라운 사건을 친구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풀어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죽음은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일어난다. 나이가 차서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때에 만나기도 하는 것이다. 나 역시 매우 어린 나이, 죽음에 대해 전혀 모르던 시절에 누군가의 죽음을 맞닥뜨린 적이 있다. 그 때 나는 어떻게 했었는지 기억을 되돌려봤다. 가까이에 늘 있었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지는 상실감, 헤어짐의 슬픔을 당연히 느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른들은 죽음이라는 상황 앞에서 아이들을 배제하려고 한다.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르니까,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하도록 멀리 떨어뜨려 놓으려 한다. 그게 과연 옳은 일일까. 이 책에 나오는 기소영의 친구들은 모두 각자의 사연을 갖고 있다. 그 사연을 바탕으로 기소영이라는 친구와 관계를 맺고 있다. 기소영이 죽은 뒤 친구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기소영의 죽음을 받아들이고자 한다. 그 과정 속에 남아있는 친구들은 서로를 알게되고 남은 친구들도, 죽은 기소영도 진정한 친구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 과정이 너무나도 소중해 보인다. 어른들이 억지로 하려해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결과이다. 결국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도, 남은 친구들과의 관계가 돈독해 지는 것도 아이들 스스로 해나가야 하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를 많은 아이들이 읽고 죽음에 대해, 친구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