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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 혁명 - 아기를 지키기 위해 모성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산드라 스타인그래버 지음, 김정은 옮김, 궁미경.이승헌 감수 / 바다출판사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아래 리뷰를 쓴 분들이 이 책이 좋다는 말들은 하셨으니, 한마디만 거들고 각설하자.
이 책 정말(곱하기 100번 이상) 좋은 책이다. 별표 10개쯤 주고 싶다.
저자의 체험을 따라 읽으면서 산모가 임신에 대한 정서적인 자신감을 받을 뿐만 아니라, 정말(곱하기 1000번 이상) 아기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이 가득하다. 올칼라 사진에 무슨 패션지처럼 뽀대만 나고 도움도 안되는 비싼 임신책들(잘못된 정보도 무쟈게 많다. 이 책에도 뭐가 잘못된 정보인지 나온다) 죄다 내다 버리고, 이 책만 차분하게 틈틈히 봐도 좋다.
임신 중인 모든 여성이여, 무조건 이 책을 사보시라. 내 아내가 그러했듯, 매달 임신 개월수 하루 앞선 페이지를 조금씩 아껴 읽으시라. 그러면 분명 후회하게 될 것이다. "좀 더 빨리 이 책을 사볼 것을..."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실은 가장 빠른 때라는 뻔한 경구를 떠올리며 위로하자.
그리고, 남편에게도 반드시 읽히시라. 만약 거부할 시, 밥을 안해줘도 좋다. 혹여 이 책을 본다면, 최소한 참치찌게를 해먹자는 둥, 몸보신 해준다며 비싼 참치회를 사주는 무지몽매한 위험행위는 하지 않을 테니.
출산을 앞둬서는 이 책의 출산 이후 부분을 미리 읽으두시라. 꼬옥!! 왜냐? 이 책을 보고 아가에게 모유를 먹일 것인지, 분유를 먹을 것인지 결정을 하는데 더없이 좋은, 더없이 과학적인, 더없이 가치중립적인 냉정한 판단을 해준다.(이보다 더 명쾌하게 설명한 책을 나는 보지 못했다. 혹 본 사람 있으면 알려달라)
무조건 모유를 먹이겠다고 미리 작심하는 것을 말리지 않겠으나, 꼭 그것이 최선은 아니라는 점을 이 책을 보고 냉정하게 판단하게 될 것이라. (참! 미리 보라고 권하는 것은, 출산 경험자들은 다 아실테지만, 모유나 분유냐의 결정은, 우리나라 의료체계에 있어서는 우습게도 출산후 3-4시간 이내에 처음 결정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수술로 출산하는 상당수의 경우에는 초유부터 모유를 지속적으로 먹이기가 참으로 난망하다).
그리고, 몸을 추스리면, 이 책을 주변에 선물해 주시라. 후배건, 동생이건, 사돈의 팔촌 친지이건, 평소 잘 보이여야 되거나, 잘 되었으면 바라는 지인들은 빠뜨리지 마시라. (그리고, 속으로 미운 사람에게는 두툼한 올칼라 임신책이나 한권 사주시던가)
또, 혹여 여력이 된다면, 여러 이데올로기 다툼이나 고매한 법 문제에만 신경쓰기 여념없는 여성부나 여성단체 등에 참여해, 매일 매일 숨쉬는 공기와 마시는 물과 먹는 음식에서 엄마와 아이를 병들고 아프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해악들에 대해서도 제발 관심 좀 가져주게 노력해주시길 바란다. (적어도 여성부 장관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 자격에는 "무조건" 이 책을 읽은 자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
물론 이 책에 대해 한가지 사소한 아쉬움이 없지 않다. 미국 사례라 의료체계가 우리랑은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대세에는 지장이 없지만...
(참! 이 책에서 본 내용, 혹여 산부인과 의사에게 물어보지 마시라. 개인적 경험에 따르면, 별걸 다 궁금해 한다거나, 뭐 그런걸 신경쓰냐며 한심하다는 표정을 짓거나, 심지어는 "과학적으로 검증 안된 소리니 걱정말라"는 무지 용감하게 무시도 하더라. 이 책의 원서에 줄줄이 밝힌 논문을 쭉 복사해서 조용히 보내줄 걸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