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의 엄마는 욜에게 친절했지만 갑자기 태도를 바꿔 때리기도 했습니다. 욜이 죽을 거라며 아무 때나 울기도 했지요. 누군가를 애도한다는 것튼 자신을 벌하는 형식이기도 하다는 걸 욜의 엄마를 보고 알았습니다. 무릎을 꿇었고 용서를 빌었으며 자기 자신을 때리기도 했으니까요. 그러면 큰아버지 생각이 났고 큰아버지 노래 속에 늠름하게 살아 있던 소년. 나의 오빠이자 모퉁이 악국의 아들이 떠올랐습니다. 오빠가 죽은 뒤에도 약국을 지켜온 엄마는 사실 그렇게 하구 자신을 벌했던 것일까요. P.177, 차이니즈 위스퍼 중에서김금희 작가님의 첫 소설집. 어딘가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보이고, 슬픈듯 침잠해있는 인물들과 때로는 서늘하고 그늘진 세상에서 끊어질듯 이어지는 하루. 우리 삶도 그러하듯이.
선이의 특제 카레는 아니었지만, 짜장도 꽤 맛있었다. 때때로 인생이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절히 원하는 것은 가질 수 없고, 엉뚱한 것이 주어지는데 심지어 후자가 더 매력적일 때도 있다. 그렇게 난감한 행운의 패턴이 삶을 장식하는 것이다. 물론 매력적인 후자를 가지게 되었음에도 최초의 마음, 그 간절한 마음은 쉽게 지워지지 않아 사람을 괴롭히기도 하고.p.90덧니처럼 꼬인 인생이 덧니로 풀리는 이야기
사랑인줄도 모르게 왔다가 마음 속에 깊이 아리는 무엇을 던져놓고 가버려서 한동안, 아니 꽤 오랫동안 곱씹게 만드는 기억들. 마음의 열도를 높이기도, 지극히 차갑게도 만드는 무엇들.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붙드는 일, 삶에서 우리가 마음이 상해가며 할 일은 오직 그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