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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 : 논제 10가지 - 2023 세종도서 학술부문
김태훈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3년 5월
평점 :
30년 넘게 도덕 연구와 도덕 교육을 해온 저자(공주 교대 윤리 교육과 교수 김태훈)는 어느 순간부터 그저 윤리 교육을 담당하기 보다 ‘인간의 도덕성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되었고, 그때부터 ‘근원적이고 실제적인 차원’에서 도덕성 문제를 탐구하고자 했다. 그동안 연구한 것들에 대한 정리를 시도하는데, 이 책은 그 산물로서 ‘인간은 선한가’, ‘나는 왜 도덕적이어야 하는가?’, ‘우리의 도덕적 행동을 이끄는 동기는 무엇인가?’, ‘우리는 왜 부도덕한 행동을 하는가?’와 같은 윤리 역사의 핵심 논제들을 논한다.
저자는 도덕성의 의미를 물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원적으로 도덕은 사회와 연결되어 있고 윤리는 개인 중심적 의미로 연결되지만, 현재는 이 둘이 반대 의미로 사용되고 있고 이 둘을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과 사회를 나누는 어원적 문제를 떠나 개인과 사회는 마주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둘의 의미는 결국 만나게 된다. 그럼 우린 보편화 가능한 도덕, 윤리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로 넘어가야 한다.
인간은 선한가를 두고 대표적으로 성선설의 맹자, 성악설의 순자를 비교하지만 파고들면 둘은 다른 관점에서 한 측면을 밀어내고 인간 본성을 들여다본 것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둘의 관점을 통합시킬 필요가 있다. 인간은 선할 수 있고 악할 수도 있다. 여기까지 오면 인간은 선한가가 중요하기보단 인간은 선할 수 있으며 악을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 논점이 된다.
저자는 일종의 형이상학적 논쟁을 타협시키려고 시도하는데,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도덕성을 정의하고 논의하는 일의 가치는 그에 따른 본질적인 진리보다는 오히여 그 유용성에 있을 것이다.” 실용주의의 냄새가 난다!
“도덕성은 우리 삶을 이끌어가는 도덕 법칙들에 대한 탐구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공동체의 관계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또 의미 있게 성장하는 개인적 애착을 형성하기 위한 가능성의 지속적인 상상적 탐색이다.” 도덕성은 결국 사회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홀로 의미 없는 논쟁을 하기보단 서로의 의미를 밝히기 위한 노력을 하란 말이다.
우린 왜 도덕적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수많은 학자와 일반 시민들까지 수많은 답을 내놓는데, 그 원인은 내재적이든 외재적이든 모두 같은 마음으로 ‘도덕적으로 살아야 함’을 의미하고 있다.
우린 그래서 도덕적으로 노력해야 할까? 현대 뇌과학은 도덕적 행동을 통해 우리 뇌가 바뀐다고 주장한다. 정신과 행동의 선순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안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우리는 최선의 답을 계속해서 찾으며 노력해야 하며 행동해야 한다.
저자는 ’부도덕함‘의 의미를 존 스튜어트 밀과 비슷하게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으로 의미하고 있다. 그렇기에 도덕성의 발휘는 이기심과 이타심의 최적의 조화를 통하여 부도덕함을 피하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심리학적으로, 뇌과학적으로 분석해 보면 인간의 심리는 부도덕한 행동 유발의 유혹에 굉장히 취약함을 알 수 있다. 반면 ‘공감’이라는 도구를 통해 도덕성의 발달을 이뤄낼 수 있는 특별하고도 특이한 존재이기도 하다. 저자는 도덕성과 언어의 관계를 찾으며 정신 이외의 도덕성 등장 혹은 발달에 중요 요소를 발견하려 시도하지만, 결국 정신적인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악해질 수 있으며, 동시에 선해질 수 있는 존재이다. 책의 내용은 무엇이 도덕인가부터 도덕적으로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 가로 끝을 맺지만 책을 덮은 독자에게는 어떤 도덕관을 갖고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숙제가 남는다.
저자는 학자 한 명의 관점으로만 세상을 바라보지 말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자 권유한다. 다 같은 사람으로서 각자의 관점에서 옳은 것을 지적하고 있으며 각자의 주장에는 등한시한 무엇인가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도덕적 논쟁도 논쟁이지만, 도덕, 윤리에는 결국 사회와 개인이 만나고 우린 유용성을 위한 도덕적 탐구에 들어가야 한다. ‘내가 도덕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종합해 봤을 때 이 책은 일종의 개요서 혹은 토론을 위한 지침서로 좋다. 깊고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지만(그러기엔 지면이 두 배가 넘을 것 같다) 학자들이 특정 주제에 대해 어떤 방식과 어떤 관점으로 해답을 내놓았는지 설명하며 ‘논의’ 자체를 이끌어가고, 또 무익한 논쟁이 아니라 의미 있는 논쟁을 위한 방향으로 끌고 가기에 저자의 교육적 고민의 흔적을 느낄 수 있고, 다른 학자나 저서들에 관심을 갖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