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 에세이를 읽고 삶의 깊이를 느끼며 많은 감동과 위로를 받고 어려움을 헤쳐나갈 힘을 얻었는데 문득 작가가 궁금해졌다. 나중에 작가의 나이가 10대라는 걸 알았을 때 감동받았으며 읽었던 내용에 의구심이 들었다. 글은 글로서 봐야 했는데 그때는 작가의 나이 때문에 책의 모든 것들이 거짓이 아닐까 라는 의구심에 괜히 읽었나라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참 바보같다. 그 작가의 삶을 몰랐고 그가 겪었을 희노애락에 대한 깊이를 몰랐기에 그 사람의 생각을 판단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었었는지를,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 설은일기'를 읽으면서 그때의 감정이 다시 한번 떠올랐다.
너무 아파서 대중교통의 '노약자석'에 앉았다가 부모님까지 들먹이며 욕을 하는 분을 만난 이후로는 아프고 힘들어도 꾹 참는다라면서 작가는 "사람들을 대할 때면 보이지 않는 '어떤 사정'에 대한 여유를 남겨두고 바라본다"는 문구가 가장 와 닿았는데 위의 내용과도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그 사람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눈에 보이는 부분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어리석은 일인지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